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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인기 예능프로그램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방송인 김구라씨와 김생민씨를 놓고 ‘서민 비하’ 논란이 뜨겁다. 최근 ‘생활비 절약’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를 해 인기를 얻고 있는 김생민씨(44)에 대해 김구라씨(47)가 ‘짠돌이’ ‘자린고비’라는 등의 표현으로 비하했다는 비판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방송은 지난달 30일 방영된 ‘염전에서 욜로를 외치다’ 편이었다. 이날 패널로 초대된 김생민씨 등은 실생활에서의 돈 씀씀이와 절약 습관을 얘기했는데, 김구라씨가 이를 직격한 것이 화근이 됐다. 그는 “짜다고 철든 건 아니다” “생활습관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김생민씨를 비꼬기도 했다.

방영 이후 SNS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김생민씨의 일상이 우리 일상과 흡사한데 그 일상을 조롱거리로 삼는 것이 화가 났다. 매일매일 일찍 일어나 출근하고 그걸로 얻은 수입을 쪼개서 지출하고 저축하는 게 뭐가 웃긴가?”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 ‘비싼 커피 마시지 마라’ ‘택시 타지 말라’고 잔소리를 하시면서 한 푼 두 푼 모으시는 우리 엄마가 생각났다”며 “김구라씨가 조롱한 건 나와 내 부모, 내 친구들”이라고 했다. 김씨의 발언이 자신의 실제 생활을 폄훼했다고 느낀 사람들이 분노를 터뜨린 것이다.

제작진을 비롯해 당사자인 두 사람이 모두 사과를 하고 해명을 했지만 쉽사리 화는 삭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김구라씨의 ‘라디오스타 퇴출 요구’ 인터넷 청원까지 했고, 3만명이 넘는 누리꾼이 서명에 나섰다.

논란이 점점 커져 김구라씨에 대한 감정싸움으로 치닫기도 했지만 일부에선 제도와 사회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왔다. 트위터리안 ‘rbe****’은 “근본적으로 너의 인생이 안 풀리는 게 커피값을 안 아껴서가 아니라 낮은 최저임금과 저질 노동문화 때문이라는 말도 해야 한다”고 적었다. ‘guin****’은 “사회가 성실하게 하루를 채워나가는 사람들에게 더 높은 평가를 해줬으면 좋겠다. 근면성실한 삶을 사는 서민이 존중받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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