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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여당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한 것과 관련해 때아닌 ‘메뉴 논란’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논쟁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찬에 참석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로 시작됐다. 박 의원은 “청와대 밥은 부실해도 성공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당·청의 의지는 식탁 가득 넘쳐났다…(반찬 : 김치·깍두기·시금치)”라고 썼다. 직접 찍어 올린 사진에는 시금치·김치·깍두기·간장 외에 다른 메뉴가 보이지 않았다. 사진을 처음 본 누리꾼들은 “솔직히 반찬이 너무하다” “양이 적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참석했던 다른 의원들이 찍어서 올린 차림표와 곰탕 사진 등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박 의원의 글을 ‘반찬 투정’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곰탕에 저 반찬이면 충분한 것 아닌가요” “유치원생입니까? 반찬 투정하게?” 등 꾸짖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누리꾼 박모씨는 “청와대에서 누구처럼 송로버섯·샥스핀·캐비어만 먹어야 하나요?”라며 박근혜 정권 당시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 간 값비싼 메뉴 문제까지 다시 거론하며 박 의원을 비난했다.
거센 여론에 박 의원은 자신의 글 중 ‘부실’이라는 단어를 ‘소박’으로 수정했다. 그러면서 “오해들 마시라. 반찬 투정 아니다. 설마 국회의원이 청와대 오찬 다녀와 반찬 투정하겠나”라고 했다.
하지만 곧바로 “부실과 소박의 뜻 차이를 모르시나요?” 등의 지적이 잇따랐다. 반면 “애교 삼아 검소함을 실천하는 청와대 식단을 보여드린 것 아니겠냐”며 박 의원을 옹호하는 댓글도 나왔다.
결국 문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27일 트위터에 “박 의원의 글은 역설적 표현으로 여유 있게 봤으면 좋겠다”고 썼다. 칼국수·설렁탕 등 지난 정권들에서도 오찬 메뉴는 소박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논쟁이 끝날 기미가 안 보이는 가운데 한 누리꾼은 “어떤 정권이든, 메뉴가 고급이거나 소박하거나 문제를 떠나서 서로 소통하는 자리를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한 것 아니겠냐”고 썼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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