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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몽골에 다녀왔다. 몽골은 나에게 마음의 고향이다. 나의 생각 속에서 그들은 항상 나를 기다린다. 몽골인들은 베풀고 나누는 삶을 산다. 가난해도 꼭 선물을 챙겨주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몽골 사람들은 한국인 관광객을 좋아한다. 한국인 관광객은 몽골 관광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몽골 사람들은 또 그들이 원하지 않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점령당하는 걸 우려한다.

그런데도, 한국인이 몽골을 방문할 때는 비자를 필요로 한다. 몽골인의 우리나라 방문 때도 마찬가지다. 반면, 몽골 사람들은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을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다. 몽골의 300만 인구 중 3만여명이 한국에 체류하고 있다. 몽골인의 10% 이상이 한국을 다녀갔다. 2015년 통계로 보면 우리는 몽골을 상대로 1억99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 정부는 몽골인의 비자에 우호적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적대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주변 약소국가에 대한 ‘팬 아메리카’ 정책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도 몽골과 상호 비자면제협정을 체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몽골이 접하고 있는 나라는 북쪽으로 러시아, 남쪽으로는 비우호적인 중국 이 두 국가밖에 없다. 그런데, 인천항에서 출발해 중국으로 향하는 ‘페리호’에는 몽골인의 티케팅을 불허하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는 중국 쪽에 항의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 베이징을 경유하는 울란바토르행 열차를 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비싸다고 하는 인천~몽골 간 항공료를 현실화하기 위해 우리 국적기를 추가로 취항시켜야 한다.

3년 뒤인 2020년에는 몽골과 수교 30주년이 된다. 자국 인구 300만에 내몽골, 재외 ‘몽골리안 디아스포라’를 생각하면 적지 않은 그들의 기상을 주목해야 한다. 지금 그들은 한류, 그중에서 식문화까지 우리 것을 좋아하고 또 변화시켜왔다. 예를 들어 빵 대신 쌀밥을, 고기 위주였던 식탁에 김치와 상추를 올리게 되었다. 지구온난화로 갈수록 채소농사가 힘들어지는 우리의 기후상황을 생각해보면 몽골 북부의 수량과 기후조건이 원만한 ‘셀렝게’ 지역에 우리의 자본과 농업기술자들을 활용했으면 한다.

한때 2000명 이상의 탈북자들이 중국 공안을 피해 고비사막을 넘어 몽골에 망명요청을 한 적이 있다. 우리도 몽골에 난민 정착을 돕는 시설을 지원해보자. 그곳에 넓은 천문대를 짓고 평화의 기술학교를 세워두자. 지난해 몽골은 아셈(아시아·유럽정상회의)을 유치했다. 러시아가 오래전 건설해 갈라지고 허물어졌던 도로를 말끔하게 포장했다. 그들이 지금 두려워하는 것은 중국 자본이 위장해 들어와 몽골에 투자되는 것이다.

50년 이후 우리의 자손들이 더 넓은 대지를 활보하게 하자. ‘팬 코리아’를 만들어보자. 지금 몽골에는 70년 러시아 지배 영향으로 러시아 유학파 위주였던 관료들이 중국 지지파, 한국 유학파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가치 없는 선심성 지원만 해왔다. 수교 이전부터 한국산 자동차의 세상이었던 몽골 도로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들에 선두를 빼앗기고 말았다. 우리가 몽골을 등한시하는 사이 일본 정부는 자동차 수출의 호재를 찾아주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우리는 몽골에서 무엇을 찾아 미래를 가꿀 것인가. 지금 어느 분야의 일로 ‘이니셔티브’를 선점할지 찾아야 한다.

<김동곤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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