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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항공기, 선박 등 모든 이동수단은 일정한 자격을 가진 사람의 조작과 운전에 의해 작동한다. 하지만 승강기는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돼 특정인이 아닌 기계장치로 작동하고, 남녀노소 불특정 다수가 상시적으로 이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이동수단에 비해 안전이 더욱 강조된다.

보유 대수 66만여대로 세계 8위, 연간 신규 설치 대수 4만대 이상으로 세계 3위. 대한민국 승강기 산업의 현주소다. 승강기가 늘어나고 이용객이 많아지면서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승강기 안전사고는 2012년 133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행히 이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2013년 88건, 2014년 71건, 2015년 61건, 2016년 44건, 지난해 27건으로 줄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든 승강기에 고유번호를 부여해 건물에 설치할 때부터 폐기할 때까지 주요 고장과 사고는 물론 부품교체까지 모든 이력을 국가승강기정보시스템을 통해 관리한다. 안전관리 측면에서 세계 최강이다.

하지만 승강기 이용 문화는 이에 미치지 못해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승강기 사고를 원인별로 분석하면 이용자 과실이 가장 많다. 지난해 발생한 27건의 사고도 이용자 과실이 13건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아무리 정책과 시스템이 완비돼 있다고 해도 이용자들의 안전의식 수준이 따르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대부분의 안전사고는 안전의식 부재에서 비롯된다. 안전수칙을 무시하고 “나 하나쯤 어겨도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는 안전불감증이 사고를 불러온다.

승강기는 3만개가 넘는 부품들을 현장에서 조립, 설치해 완성품이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 기술을 도입한 첨단 승강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몇몇 나라에서는 경쟁적으로 우주엘리베이터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머지않아 우주선 대신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주여행을 하는 것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승강기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2018년 한국국제승강기엑스포’가 11월14일부터 16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주관하는 엑스포는 세계 16개국 160여개 승강기 업체가 참여해 첨단 승강기 기술의 향연을 펼친다.

특히 한국국제승강기엑스포는 승강기 산업에 안전을 접목해 미래형 승강기 산업과 이용객들의 안전이 조화를 이룬 엑스포로 열린다. 또 아시아·태평양승강기협의회 총회와 해외전문가 초청 세미나 등 다양한 국제콘퍼런스가 함께 열려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승강기 전문가들이 대거 엑스포장을 찾는다. 무엇보다 올 엑스포는 ‘승강기 안전 주간’에 열려 승강기 산업과 더불어 승강기 안전을 위한 행사도 마련된다. 엑스포가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국내 산업 발전을 선도하고, 선진 안전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김영기 |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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