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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대한민국의 노력이 세계가 인정하는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전 국민은 기존 감염자가 온전히 치유되고 새로운 확진자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한 사람, 한 교회, 한 지역사회가 방역의 주체가 되어 비상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한국사회는 코로나19 위기 이후에 생활방역시스템에 진일보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을 통해 더 빠른 주기로 더 강력한 변형과 함께 찾아올 바이러스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를 세계의 생명의 안전과 평화를 위한 기회로 전환시켜야 한다.
먼저,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양극화 완화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사회는 1998년 이후 IMF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세계 신자유주의 시장경제체제가 요구하는 표준화 모델을 따라 양극화 구조를 내재화하였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이 다시 양극화를 강화한다면, 한국사회의 빈곤과 출발선상의 불평등은 만성적으로 구조화될 것이다. 양극화 완화를 위해 고용유지를 지속하면서 사회적 약자 보호정책을 실현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는 기본소득제도와 같은 평등과 상생의 경제적 토대를 마련하고, 건강복지 사각지대를 극소화하며, 예방보건을 강화하기 위한 공공의료시설 및 서비스 영역을 보완·확대할 수 있는 기회이다.
둘째, 코로나19 위기는 자연생태계의 근원적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물질문명은 자연생태계와 가난한 민중의 희생을 대가로 지불하며 건설돼 왔다. 과잉생산, 과잉소비, 과잉폐기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자연생태계의 파괴와 기후변화로 이어지며 인류공동체는 공멸 위기에 처해 있다. 미래의 일곱 세대의 생명권과 자원을 강탈해 지속가능성의 토대마저 무너뜨렸다. 전 인류적 차원의 생태적 회심과 문명사적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이다. 코로나19 이후에 한국사회는 기후생태변화대응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전 국민이 일상의 삶 속에서 생태정의·평화를 만들어가는 생활의식 혁명이 필요하다. 생태적 원리를 따라 사회를 재구성하고, 생태미래산업과 자연재생에너지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혁명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이다.
셋째, 코로나19 위기는 전 인류적 상호의존성과 국제연대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수많은 방역장비와 진단키트가 필요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지닌 검증된 역량을 발휘하여 세계의 생명의 안전에 기여할 수 있다. 세계를 위한 방역장비와 진단키트를 생산·보급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열어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남북의 평화공조는 미국과 유엔이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 도덕적·정치적 명분이 된다. 지금은 전 지구적 생명의 안전을 위해 제재가 아니라 연대를 강화해야 할 때이다. 코로나19 위기로 한·미 합동군사훈련도 중단된 시기에, 남과 북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로운 동력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이다.
종교·시민사회는 코로나19 위기를 상생의 기회로 전환시키는 사회적 동력이 되어야 한다. 소극적 차원에서 코로나19 생활방역을 통한 생명의 안전을 모색하는 한편, 적극적 차원에서 코로나19 위기 이후 한국사회의 생명의 안전과 평화를 추진해야 한다. 양극화를 완화하는 정치경제체제,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기후생태변화대응체제, 세계인의 생명을 지키는 남북 평화공조체제는 코로나19 위기라는 혼돈의 가면 뒤에 숨어 있는 상생의 기회의 얼굴이다.
<이홍정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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