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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수확철을 앞둔 농촌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때문이다. 들판에 벼가 노랗게 익어갈 때 농민들 속은 누렇게 타들어가고 있다. 이렇게 힘들 때 도시의 기업들이 농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면 어떨까.

기업 임직원들이 근처 농촌에 가서 일손돕기를 하는 방법이 있다. 가을철 체육행사를 겸해 답답한 도시를 떠나 공기 좋은 농촌을 찾아 농사일을 함께 거들면, 임직원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껴서 좋을 것이고, 농민들은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이미지와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다. 상식 있는 소비자라면 당연히 착한 기업의 제품을 더 선호하게 될 것이고 이는 매출 증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

기업체에서 지역 농산물을 구매해주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수확하는 것도 힘이 드는데, 어렵게 수확한 농산물이 팔리지 않는다면 농민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인근 지역 농가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기업 구내식당 급식용이나 임직원 가정식단용으로 활용해보자. 직거래 방식으로 구입하면 임직원들은 신뢰할 수 있는 농산물을 싸게 구입해서 좋고, 농민들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기업이 이윤 추구 활동만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사회적 책임(CSR)에도 주목해야 한다. 자칭 사회적기업이라고 하면서 생색내기용 봉사활동을 하고 그것을 미디어를 통해 홍보만 하는 기업, 이른바 착한 기업이 아니라 착한 척하는 기업을 이제는 소비자들도 구별할 수 있다. 농촌 일손돕기나 농산물 구매하기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말고, 마을과 기업체가 자매결연을 맺고 정기적으로 도와준다면 소비자들 마음속에는 자연스럽게 신뢰가 싹틀 것이다.

<안상준 | 농협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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