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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과는 완전하게 다른 후반전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을 대비해 선발 라인업과 전술적 포메이션에 변화를 줬다. 하지만 전반전은 실패였다. 얼핏 보기에는 점유율이 높고 경기를 지배한 것 같지만, 상대를 괴롭게 하는 지배력이 아니었다. 전반전은 우즈베키스탄이 원하는 대로 경기가 흘러갔다. 우리 선수들의 움직임은 너무 평범했고, 패스의 질도 매우 떨어졌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을 우즈벡전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파주NFC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슈틸리케 감독이 각오를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대로 후반전의 공격 패턴은 전반전과는 전혀 다른 날카로움이 있었다. 전반전과 같은 평범함을 벗어나 우즈베키스탄을 흔들었다. 그 중심에는 교체 투입된 김신욱이 있었다. 김신욱의 투입이 많은 효과를 봤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구자철이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후반 40분 2-1 역전 결승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우즈베키스탄은 전반전에 수비들이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공간을 자유자재로 조절했는데, 후반전에 김신욱이 투입되자 김신욱에게 시선을 많이 빼앗겼다. 우즈베키스탄 수비수들이 김신욱에게 신경을 쓰는 사이 2선에서 침투해 들어오는 우리 공격수들이 편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전체적인 경기 맥락을 본다면 슈틸리케 감독이 위기를 넘겼다고 평가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도 전반전과 후반전의 경기력 차이가 심했던 것은 다음 경기에 반드시 보완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지적하자면 처음 대표팀 운영 원칙이었던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못 뛰면 대표팀 발탁이 어렵다’는 말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으면 한다.

김대길 | 스포츠경향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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