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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난 배우 김영애씨의 소식이 전해지자 소셜미디어에서는 추모의 물결이 일었다. 배우 차인표씨가 공개한 마지막 촬영 현장 영상은 화제가 됐다. 고인은 병색이 완연한 모습으로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 떠났다. 영화감독 이송희일씨는 트위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영상을 보면서 ‘최선’의 의미를 되새긴다. 반성한다. 참 큰 배우였던 김영애 선생.”

누리꾼들은 과거 고인의 출연 작품들을 다시 새겼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드라마 <모래시계>에 출연했던 고인을 이렇게 기억했다. “모래시계 태수 어머니로 나와서 지리산에 묻은 자기 남편의 묘를 찾으러 갔는데, 골짜기가 모두 같아 보여 결국 못 찾았다며 절규하던 그녀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영화 <카트>나 <변호인>을 떠올리는 이들도 많았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소셜미디어에서 이렇게 밝혔다. “블랙리스트를 적어 내려갔던 박근혜 정권하에서 출연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한 배우의 죽음이 가까운 벗의 죽음처럼 느껴집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젊은 날이 떠올라서 그런 모양입니다.”

페미니즘 영화 잡지 ‘SECOND’는 고인을 이렇게 매김했다. “역할의 크고 작음과 무관하게 늘 단단한 무게로 연기했던 배우. 그가 없을 한국 영화라니, 벌써부터 쓸쓸한 마음입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생전 고인이 한 인터뷰에서 말했던 내용이 생각났다고 했다. “내가 사람은 많이 불편해하는 성격이지만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면 무서운 게 없다.”

“별세 소식을 듣고 대다수 사람들이 이 사람을 생각해냈을 것.” 고인과 한 유명 방송 프로듀서의 악연도 다시금 거론됐다. 2007년 KBS <소비자 고발>은 고인이 운영했던 화장품업체의 황토팩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내용을 방영했다. 방송은 제조과정에서 쇳가루가 유입됐다고 주장했지만 뒤에 황토 고유성분인 자철석임이 밝혀졌다. 그러나 고인은 이 프로그램 방영으로 사업이 몰락했다. 사업을 함께했던 남편과 갈라섰고, 건강 악화까지 겪었다. 누리꾼들은 결국 이 사건으로 고인이 중병까지 얻은 건 아닌지 안타깝다는 반응을 남겼다.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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