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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검찰 조사에 대비하고 있는 ‘파면된 대통령’ 박근혜씨와 그의 지지자들의 행각을 두고 온라인에 신조어들이 등장했다.

‘박티칸시티’는 JTBC 뉴스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자택을 ‘초소형 공화국’이라고 비판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온 말이다. 로마 내에 자리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0.44평방킬로미터짜리 국가인 바티칸시티에서 유래했다.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조금 불쾌한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그와 그의 지지세력이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민주공화국과는 동떨어진 흡사 ‘신정국가’ 같은 성향을 띠고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

박 전 대통령 주택 바깥에 무릎 꿇은 그의 지지자들은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옵니다 마마” “여왕님, 여왕 각하”라며 파면을 결정한 헌법재판소를 해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민주주의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삼성동 통곡의 벽’은 그의 주택 담벼락을 이르는 말이다. 로마에 의해 터전을 잃은 유대인들이 모여 통곡했다고 전해지는 예루살렘의 유적지처럼, 그의 주택 담장에 모인 지지자들이 소위 ‘통성기도’ 식으로 낮밤을 가리지 않고 벽을 두드리며 울부짖으면서 나온 표현이다.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쫓겨난’ 그를 위해 한 행동이지만 이 ‘조선판 예루살렘’은 적잖은 민폐가 되었다.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한국 일부 기독교 세력의 맹목적인 추종에 대해서도 ‘충격적’이라는 반응들도 적잖았다. 이 ‘통곡의 벽’에는 박 전 대통령을 위한 장미꽃과 각종 사진, 메모가 붙어있지만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 하는 ‘노란색 포스트잇’은 붙이지 않는다고 한다. 녹색과 분홍색만 붙어있다.

이 ‘박티칸시티와 통곡의 벽’은 세대·문화충격으로 다가왔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짤방 한 장으로 자신의 심경을 요약했다. “아니 ** 이게 정녕 21세기의 인간인가.” 삼성동 그 집 앞만 보면 아직도 누군가에게 오늘은 ‘전근대의 하루’인 듯하다. 주말에도 이들은 ‘탄핵 무효’를 외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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