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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주요 인권 뉴스 중 하나는 육군의 ‘동성애자 표적수사’ 논란이다. 군인권센터의 13일 기자회견에 따르면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항문성교’를 불법으로 규정한 군형법 제92조6을 근거로 ‘동성애 군인을 색출해 형사처벌’할 것을 지시하면서 10명이 넘는 피해자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구속된 ㄱ대위의 어머니가 직접 쓴 탄원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여러 차례 공유됐다. 사찰을 통해 강제로 폭로된 아들의 성 정체성과 구속 소식 충격에도 어머니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저는 아들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문제가 문제다보니 친척들에게도 이야기를 못하겠고, 아들은 잡혀갔다는데 어디 물어볼 데도 없고 한참 속앓이를 했어요. (중략) 하지만 저는 제 아들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제가 많이 배우지 못해 잘 모르고, 갑자기 알게 된 사실에 혼란스럽긴 하지만 아들이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죄가 아니라는 거, 그게 부끄러운 일 아니라는 것쯤은 압니다.”

그는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남들처럼 많은 걸 해주지 못했지만 아들은 언제나 우리 부부의 자랑이었다”면서 “자랑스러운 군인으로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한 아들을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범죄자로 만든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꼭 책임졌으면 좋겠다. 저희 아들 말고도 어딘가에서 같은 고초를 겪고 있을 우리 아들들에게 제 몇 마디 말이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SNS에서는 장 참모총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트위터 사용자 @Vaj***는 “거참 동성애가 대단하네. 기독교는 온갖 좋은 말 두고 동성애만 패더니, 육군참모총장은 북핵이니 전쟁이니 내버려두고 동성애자 색출”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사용자 @dmt***는 “한국 육군에 의하면 동성애자가 군에 있는 것이 ‘군에 피해를 끼친 것’이란다. 그럼 애초에 왜 입대시켰으며, 얼마 전까지 육군장관(에릭 패닝)이 동성애자였던 미군보고 쌍욕을 날린 건가”라고 반문했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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