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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는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이 참 많다. ‘쏘다’와 ‘쓰다’가 대표적 사례 가운데 하나다.

많은 사람이 “야, 오늘은 내가 쏜다”라거나 “야, 오늘은 네가 쏴라”라는 말을 자주 쓴다. 하지만 이때의 ‘쏘다’는 참 이상한 표현이다. 국립국어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쏘다’를 찾아보면 “활이나 총·대포 따위를 일정한 목표를 향하여 발사하다” “말이나 시선으로 상대편을 매섭게 공격하다” “벌레가 침과 같은 것으로 살을 찌르다” “매운맛이나 강한 냄새가 사람의 입안이나 코를 강하게 자극하다” 등의 뜻밖에 없기 때문이다. “돈을 내다”라는 뜻은 전혀 없다는 소리다.

‘한턱 쏘다’는 ‘한턱 쓰다’로 써야 하는 말이다. ‘쓰다’가 “(흔히 ‘한턱’이나 ‘턱’ 따위와 함께 쓰여) 다른 사람에게 베풀거나 내다”를 뜻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또 이를 ‘내가 낼게’나 ‘내가 살게’로 써도 된다.

다만 현재 국립국어원의 ‘우리말샘’에서 ‘쏘다’를 “여럿이 함께 먹은 음식 따위의 값을 치르다”라는 뜻으로도 다루고 있으므로, ‘쏘다’의 의미가 확장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엄민용 스포츠산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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