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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은 코로나19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한 명절이었던 것 같다. 게다가 연휴기간 전국 대부분을 미세먼지가 뿌옇게 뒤덮어 마음을 더욱 답답하게 했다. 스마트폰의 미세먼지 알림 앱에서는 ‘공기질 최악, 절대 나가지 마세요’라는 안내가 계속됐다. 귀성을 포기한 필자에게 집 주변 산책도 허락하지 않는 ‘최악의 미세먼지’가 야속하기만 했다.

고농도 미세먼지 상황이 연휴 내내 이어지면서 수도권에는 올해 처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미세먼지 문제가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게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연례행사다보니 그간 시행된 미세먼지 대책도 다양하다. 차량부제 운행, 살수차 동원은 기본이고 미세먼지 다량 배출 사업장이나 소각장 운영을 제한하고 석탄발전 가동을 축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부족하다는 게 문제다.

이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도시숲’이 그중 하나다. 도시숲이란 국민의 보건휴양·정서함양·체험활동 등을 위해 조성·관리하는 산림 및 수목을 말한다. 이를테면 공원, 학교숲, 산림공원, 가로수 등과 같은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도시숲은 미세먼지의 이동을 막아 주변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방어막의 기능을 하는 것이다. 또한 도시숲은 신체적·정신적 건강 증진, 도시 생물다양성 증진, 소음 저감 등에도 효과가 있다. 최근 풍부한 녹지를 품고 있는 도시숲 아파트를 일컫는 ‘숲세권’이 인기 있는 비결도 여기에 있다. 도시숲을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다. 특히 미세먼지가 계절에 상관없이 수시로 나타나고 있는 요즘에는 더욱 그렇다. 반복되는 미세먼지 해결의 새로운 대안으로 도시숲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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