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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남자’의 정의를 놓고 인디음악계 ‘중식이밴드’의 리더 정중식씨(34)의 글이 지난 주말 논란이 됐다. 빈곤한 남성 청년노동계층을 대변하는 가수로 주목받으면서 지난 3월 정의당과 총선협약을 맺을 당시 이미 중식이밴드는 ‘여성혐오’ 가사로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보통 남자는 보편적이란 이유로 욕을 먹는데 그 이유가 찌질해서라더군요. 돈 없고 자기 집 없고 직업도 구리고 가끔 리벤지 포르노를 보는 아주 보편적인 찌질한 남자”, “보통 젊은 남자는 월 200(만원) 이상 못 버는데 월세, 세금 밥값을 하고 남은 돈을 보통 술값에 씁니다. 가끔 소장님이 노래방 도우미도 부른답니다.”

누리꾼들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프로레슬러 김남훈씨는 리벤지 포르노가 “오직 한 사람의 인생을 철저히 파괴하겠다는 못난 놈(극히 높은 비율로 수컷)의 비열함과 저열함”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결코 볼 수가 없다면서 “인격살인 영상이라던가 명칭도 바꿔야 한다. 그거 야한 동영상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트위터 이용자 @misom****는 정작 ‘남성혐오’를 조장하는 것이 남성 아니냐고 지적했다 ‘보통 남자들은 다들 리벤지 포르노 보고 노래방 가서 도우미 불러 논다’는 말이 “‘소추소심’보다 더 심한 남혐이고 일반화인데, 남자들 저런 말에는 왜 아무 반박도 안 하지?” ‘가난한 노동자’라는 약자로서의 정체성이 성차별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지는 않는다고 누리꾼들은 말했다.

트위터 이용자 @guevara***는 이렇게 적었다. “보편이라는 개념은 평균 개념과 다릅니다. 실제로 노래방 도우미를 부르고 리벤지 포르노를 보는 남자들이 평균에 수렴할 정도로 많다고 해도 그것이 보편적인 가치를 가질 수는 없습니다.”

정중식씨는 자신의 글을 비판한 페미니스트의 글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대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여름 “페미니즘 공부를 시작했다”고 단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임을 배우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듯하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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