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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새 대표에 문재인 의원이 선출됐다. 문 의원은 어제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맹추격을 벌인 박지원 의원을 3.52%포인트의 근소한 격차로 따돌리고 임기 2년의 당 대표에 올랐다. 문 의원 당선의 결과는 지난 대선에서 1400만표 지지를 받은 경험을 토대로 지리멸렬한 당을 추슬러 내년 총선 승리와 집권 희망을 보여달라는 당심의 표출로 풀이된다. 야당 지지자들에게 ‘선거 승리’의 갈망이 ‘계파 패권’의 우려를 누를 만큼 강렬했다는 얘기도 된다.
이번 전당대회는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에서 연이은 패배로 존망의 기로에 처한 제1야당을 재건할 리더십을 세우는 자리였다. 하지만 전대 과정은 실망스러웠다. 수권정당으로서 비전, 전략, 정책 경쟁을 보여주기는커녕 친노·비노의 계파싸움과 네거티브 공방의 구태만 노정했다. 제1야당의 전대가 아무런 주목과 기대를 받지 못한 채 무관심과 비웃음 속에서 치러진 냉엄한 현실이 ‘문재인호’ 앞에 놓인 것이다. 따라서 문 대표에겐 친노와 비노로 찢긴 경선 후유증을 치유하고 통합을 이뤄내는 게 일차적 과제다. 문 대표 체제에서 새정치연합을 분열·무능의 아이콘으로 찍히게 만든 계파정치를 해체하지 못한다면, 국민은 마지막 기대마저 거둬들이게 될 것이다.
8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문재인 당선자가 손을 들고 있다. (출처 : 경향DB)
문 대표가 ‘이기는 야당’을 강조했듯 제1야당으로서 실력을 키우고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는 게 절대 과제다. 그래야 야당의 부진이 여당의 독주로, 다시 정치의 질적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다. 새정치연합은 선거에 패배하고 나면 습관적으로 비상대책위를 꾸리고 당 혁신을 부르짖었지만 매번 공염불로 끝났다. 문 대표의 취임 일성처럼 “변화와 혁신”은 지상명령이다. 노선의 혁신, 정책의 혁신, 리더십의 혁신으로 수권 비전을 마련해 보여야 한다.
문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민주주의, 서민경제를 계속 파탄낸다면 박근혜 정부와 전면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기력에 빠진 새정치연합을 ‘강한 야당’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인다. 물론 반대를 위한 반대는 경계해야겠지만, 정권을 견제하는 ‘강한 야당’의 존재는 반드시 필요하다. 문 대표는 박근혜 정권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제대로 비판하고 견제해야 한다. 그간 새정치연합은 제대로 된 대여투쟁도 못하고, 확실한 대안을 갖고 민생을 챙기지도 못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다. 야당이 강해야 정부·여당이 독주하지 못하고, 국정이 엇나가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정부·여당에 대한 분명한 견제 세력이 되는 동시에 정책·비전으로 경쟁할 수 있는 대안 세력으로 거듭나기, ‘문재인 새정치연합’에 주어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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