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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지난 대선 때 제기한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입사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선 승리에 눈이 어두워 ‘네거티브 공세’를 넘어 공당으로서는 도저히 해서는 안될 정치공작 수준의 불법행위를 저지른 국민의당의 행태는 충격적이고도 경악스럽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지난달 5일 국민의당은 준용씨의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 동료 증언을 근거로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입사 관련 당시 문 대통령의 개입 의혹을 발표했으나 당시 제보된 음성 녹음파일과 카카오톡 캡처 화면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김용민의 그림마당] 2017년 6월 27일 (출처: 경향신문DB)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측은 대선을 나흘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조작된 녹음이 준용씨의 특혜 취업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증언이라며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국민의당이 공개한 육성 녹음파일에는 “(준용씨가) ‘아빠(문재인 후보)가 얘기해서 어디에 이력서만 내면 된다’고 얘기를 했던 것 같다” “걔가 뭘 알겠어. 아빠가 하란 대로 해서 했던 걸로 난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안 후보 측은 “(녹음파일 내용이) 사실이라면 문 후보가 국가기관에 불법 취업 청탁을 한 명백한 범죄행위가 된다”고 파상 공세를 취한 바 있다.

하지만 녹음파일과 카톡 캡처 화면은 국민의당 청년부위원장인 이유미씨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인물은 디자인스쿨을 다닌 적이 없는 이씨의 친척인 것으로 밝혀졌다. 녹음파일 공개 직후 민주당은 ‘가짜’라며 국민의당을 검찰에 고발했고, 국민의당은 민주당을 무고 혐의로 맞고발했다. 하지만 이씨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지난 24일 자료조작 사실을 선대위 공명선거추진단장을 지낸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에게 실토했다고 한다.

국민의당은 이날 공식 사과를 했지만 대선 과정에서 자행된 조직적 공작과 조작을 덮기 위한 ‘꼬리 자르기 사과’는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검찰은 어제 이씨를 긴급체포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민주주의를 위협한 중대 범죄행위인 이번 사건의 전말을 밝혀내야 한다. 또 이번 조작의 배후가 있는지, 특히 안 후보를 비롯한 선대위 책임자들이 이런 사실을 몰랐는지도 밝혀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민의당이 스스로 진상을 밝히고 정치공작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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