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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절약과 효율화,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통해 원자력발전소 1기가 생산하는 전력량을 절감하겠다는 서울시의 에너지 정책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그제 기자설명회를 열어 2012년 5월부터 시작한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을 결산했다. 2014년 12월까지 200만TOE(석유환산톤)를 절감하겠다는 당초 목표를 6개월 앞당겨 달성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실제로 사업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2013년 전국 평균 전력사용량은 1.76% 증가했으나 서울은 1.4% 감소하는 등 정책 효과가 각종 지표로도 확인되고 있다.
서울과 같은 거대도시가 전력 소비를 줄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전력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경제·기후·인구 등 별다른 감소 요인이 없었던 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특히 에너지 생산·효율화·절약의 세 부분 가운데 시민 참여를 바탕으로 한 에너지 절약 분야(약 91만TOE)가 가장 눈에 띄는 기여와 성과를 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70만명에 이르는 에코마일리지 회원, 가정 에너지 무료 진단 프로그램인 에너지클리닉, 학교·가정의 에너지수호천사단, 상업 부문 에너지 절감에 앞장서는 착한가게 등은 새로운 시민 참여형 에너지 문화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는 부분이다.
착한 에너지 광고 (출처 : 경향DB)
박원순 서울시장은 1단계 ‘원전 하나 줄이기’의 성과를 바탕으로 2단계 ‘에너지 살림 도시’ 구상을 밝혔다. 1단계에서 신재생에너지 생산 기반과 시민 참여 에너지 문화 기반을 마련했다면 2단계에서는 제도 개선과 사회구조 혁신을 통해 에너지 자립과 나눔, 참여의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2013년 기준 4.2%인 서울의 전력 자립률을 202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고 온실가스 1000만t 감축, 총에너지 400만TOE를 절감한다는 기본 목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녹색일자리 창출, 에너지 빈곤층과의 나눔 등으로 개념을 넓힌 것이다.
‘원전 하나 줄이기’와 ‘에너지 살림 도시’로 표현되는 서울의 에너지 비전은 에너지 정책 당국과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함께 생각해봐야 할 방향이다. 무엇보다 경제에 충격이나 부작용을 주는 일 없이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가 실질적인 의지를 가지고 전력 소비를 줄여나간다면 발전소 및 송전탑을 무한정 지을 필요도, 그로 인한 갈등도 훨씬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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