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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북 익산시에 의심신고가 접수된 토종닭 농장에 대한 검사 결과 AI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토종닭 21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은 이번 AI 발원지로 의심받는 전북 군산 종계 농장과 8~9㎞ 정도 떨어져 있다. 지난달 23일 군산 종계 농장에서 오골계 500마리를 들여온 경기 파주 양계 농장에서도 AI가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AI가 종식됐다고 판단하고 방역체계를 평상시 수준으로 전환했지만 사흘 만인 지난 2일 제주시 애월읍의 토종닭 사육농가에서 AI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 6일 현재 AI 양성 판정을 받은 농장은 군산을 비롯해 제주, 파주, 부산 기장 등 전국적으로 12곳에 이른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AI로 가금류 3787만마리가 살처분되고 계란값이 폭등하는 등 피해가 막심했는데 또다시 AI가 창궐하고 있으니 걱정이다. 정부는 신속하면서도 효과적인 방역에 나서야 한다. 특히 이번 AI 바이러스는 H5N8형으로 생명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으니 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5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오리에 있는 한 토종닭 사육 농가에서 공무원들이 살처분을 하고 있다. 기장군은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 농가에서 키우던 닭과 오리 4천228마리를 살처분하고 반경 3㎞ 이내 농가에서 키우는 닭과 오리도 살처분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제에 여름철에도 AI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상시방역체계를 갖춰야 한다. 통상 AI는 여름이 되면 사라지는 것으로 여겼다. 겨울이나 초봄 등 날씨가 추울 때는 닭이나 오리 체내에서 1개월가량 생존하지만 기온이 30도가 넘으면 사멸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상황이 급변했다. 2014년에는 7월29일까지, 2015년에는 6월10일까지 발생한 데 이어 올해도 6월에 AI가 발생했다. 한국도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국가들처럼 AI 상시발생국이 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 AI는 철새에 의한 이동 감염이 아니라 가금류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전파된, 이른바 순환 감염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가금류 사육환경 개선, 백신 도입 및 개발, 전문인력 양성, 연중 방역체계 구축 등으로 방역 시스템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

이번 AI 사태도 오골계 등을 기르는 소규모 농가가 증상을 확인하고도 은폐하거나 신고를 지연한 것이 화를 키웠다. 보상비가 적어 AI 의심신고를 기피한 것도 원인이지만 기본적으로 농가의 경각심 부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미신고 농장주에게 제재 수위를 높이고 소규모 양계 농가에 대한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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