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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담화에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힌 후 탄핵 처리 기류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야 3당 대표는 어제 박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위한 여야 협상을 거부하고, 탄핵안을 예정대로 2일 또는 9일에 처리하기로 재확인했다. 그러나 탄핵안 처리의 열쇠를 쥐고 있는 새누리당 내 비박근혜계 일부가 탄핵에서 돌아서는 등 내부에서 견해가 갈리고 있다. 상당수 의원들이 박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위한 여야 협상을 지켜본 뒤 9일 탄핵 처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2일 탄핵안 처리는 어려워지고 일부에선 9일 탄핵안 가결마저 장담하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3차 대국민 담화에서 “국회가 정한 일정과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고 있다. 박민규 기자

박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어야 한다는 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 박 대통령이 교묘한 사퇴 선언으로 탄핵 대오 흔들기를 시도했지만, 절대다수 시민의 탄핵 민심은 미동도 없다. 박 대통령의 꼼수 정치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오히려 평일 촛불집회 참석자가 늘었다. 여야는 시민들의 확고한 의지를 대표해 탄핵안을 가결해야 마땅하다. 특히 야 3당은 탄탄한 공조로 탄핵안을 마련해야 한다. 박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꾀하는 여당 지도부에 여당 의원들이 현혹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가령 세월호 침몰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은 탄핵 사유에 굳이 넣지 않아도 될 것이다. 7시간의 진상은 향후 국정조사나 특별검사 수사를 통해서도 밝힐 수 있다. 어느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분명한 탄핵 사유와 논리를 세우고 후속 일정까지 짜는 등 빈틈없는 탄핵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탄핵의 가부를 실질적으로 결정할 새누리당 의원들의 책임은 더욱 막중하다. 박 대통령의 자진 퇴진 의사를 매몰차게 거절하지 못하는 사정은 이해한다. 그러나 여기서 탄핵 대오에서 이탈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박 대통령은 민주국가의 기본 질서를 파괴한 과오를 인정하지 않은 채 계속 거짓 변명과 꼼수로 난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새누리당 내 비주류가 그동안의 실책도 모자라 또다시 박 대통령과 친박 주류의 설득에 놀아난다면 시민의 매서운 질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시민들은 지금 박 대통령의 국정 독주를 막지 못한 채 수구의 길을 걸어온 새누리당이 과연 건강한 보수당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고 있다. 이번 탄핵안 처리에 비주류 의원들의 정치생명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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