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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의 그림마당]2020년 2월 21일 (출처:경향신문DB)

20일 전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오랫동안 폐렴을 앓아온 60대로, 숨진 뒤 검사에서 확진자로 추가됐다. 국내 코로나사태는 감염 한 달을 지나면서 비상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1, 2차 감염-지역감염-사망에 이르는 코로나19 유행의 사이클을 밟아가는 양상이다. 대응영역이 해외유입과 국내 전파, 확진자 치료로 넓어지고 힘들어졌다.  

가장 우려할 상황은 지역감염 확산이다. 19~20일 확인된 확진자들 대부분은 대구·경북에 몰려있고, 이들 중 상당수는 31번째 환자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확진자 가운데 최소 38명은 31번 환자가 예배에 참여한 신천지대구교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발생한 확진자들도 31번째 환자가 감염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교회 신도와 해당 병원의 직원·환자에 대한 철저한 방역이 시급하다.    

대구·경북의 지역 감염은 초기 방역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20일 발표한 ‘코로나19 임상분석’에 따르면, 증상 초기인 경증환자가 중증환자보다 감염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1번째 확진자가 두 차례 예배에 참석한 신천지대구교회 신자 수십명이 집단감염된 것은 이 같은 특징을 잘 보여준다. 코로나19의 치사율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는 낮지만, 전파력과 속도는 훨씬 빠르다. 대구·경북의 지역감염 확산은 초기 방어에 실패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는 것을 말해준다. 

급증하는 코로나19의 신속한 진단과 조기 차단을 위해서는 의료 인력과 병상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의료진과 음압병상이 크게 부족한 대구·경북은 1~2차 의료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은 해외 유입 차단 등 봉쇄전략 위주였다. 이제는 감염자 조기발견과 신속한 격리·치료가 관건이다. 시민들의 협조는 더욱 중요해졌다. 증세가 의심되면 자가격리한 뒤 먼저 1339 콜센터나 보건소와 상담하고, 증상이 지속될 경우 의사의 권고를 따라야 한다. 개인 위생수칙 준수는 말할 것도 없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의 감염상태를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위기대응 단계는 ‘경계’ 수준을 유지했다. 지역 전파가 제한적이어서 통제 범위에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그러나 암초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감염원을 모르는 지역 확진자들과 접촉한 사람들 가운데 대다수는 방역 통제망 밖에 놓여 있다. 이날 전주와 제주도에서 발생한 환자와 1차 양성 판정자는 모두 대구 방문자였다. 

비상한 상황에서는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행정력을 총동원해 방역체계 구축에 나설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히 소통하며 의료인력·시설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보건당국은 공중보건기관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지역 의료기관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역 감염 차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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