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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시작됐다. 두 정상은 18일 평양국제비행장 환영행사와 정상회담, 공연관람, 만찬 순으로 첫날 일정을 소화하며 비핵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조선노동당 본부청사에서 2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8000만 겨레에 한가위 선물로 풍성한 결과를 남기는 회담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 위원장도 “북·미 (정상) 상봉의 역사적 만남은 문 대통령의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로 인해 주변 지역 정세가 안정되고 더 진전된 결과가 예상된다”고 화답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역사적 회담이 순조롭게 출발한 것이다.

무지개차에 탑승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 순안국제공항을 출발해 백화원 초대소로 이동하며 북한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서성일기자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의전과 행사 내용, 시민의 표정 등 모든 면에서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군 의장대는 예포와 분열 의식 등 최상의 예우로 문 대통령을 맞았다. 연도에 선 평양시민들 손에는 인공기와 더불어 한반도기가 들려 있었다. 고층아파트가 들어선 여명거리 등 평양 시내 모습과 정상들의 활동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로 중계됐다. 시민들의 표정에는 여유가 있었고, 거리는 경제발전에 대한 의지가 넘쳤다. 김정숙·리설주 두 퍼스트레이디들은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별도 행사를 치렀다.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연 것도, 김 위원장 내외가 공항에 영접을 나온 것도 처음이다. 북한이 정상국가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두 정상이 첫날부터 바로 회담에 들어간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세번의 만남을 통해 형성된 친밀감이 형식을 뛰어넘은 밀도있는 협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회담 결과에 대한 상당한 기대를 갖게 한다. 두 정상은 이날 비핵화와 남북관계, 군사 긴장완화 등 3가지 주요 의제 등 현안을 논의했다. 19일에는 남북 군사당국이 실무적으로 협의한 군사긴장 완화 방안에 최종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안정적인 남북관계와 항구적 평화로 가는 결정적 전기가 마련된다. 군사 긴장 해소가 각 분야의 남북 간 협력으로 확대될 경우 한반도 평화 기조는 불가역적인 상태에 돌입하게 된다. 나아가 북한에 대한 제재가 풀려 남북 경협이 진행되면 명실공히 남북이 공동번영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

6·12 북·미 정상회담 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석달째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이번 회담에서 그 자신의 목소리로 비핵화 의지와 실천 방안을 밝힐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은 방북 직전 서울공항에서 “이번 방북으로 북·미대화가 재개되기만 한다면 그것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김 위원장의 호응과 제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계속 이어져 한반도 비핵화라는 결실로 귀결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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