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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11일부터 국회 보이콧을 철회하기로 했다. 이날 아침 의원총회에서 보이콧 철회를 최종 확정하면 국회는 1주일 만에 정상화한다. 한국당의 보이콧 전격 철회는 당초 예상보다 냉담한 여론 앞에서 명분 없는 장외투쟁을 더 이상 끌고 가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작성했다는 이른바 ‘언론장악 문건’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을 복귀 명분으로 내걸고 “원내·외 투쟁을 병행할 방침”이라고 했다. 궁색한 설명이다. 국정조사는 국회 복귀를 위한 형식적 명분일 뿐 시민, 언론, 심지어 같은 야당 누구에게도 지지받지 못하는 뜬금없는 장외투쟁에 내부에서조차 회의를 제기한 게 주요인이었을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제1야당의 국회 복귀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당은 지난 주말 오후 서울 강남 코엑스광장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었다.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를 필두로 연단에 오른 인사들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원색적인 비판과 비난을 쏟아냈다. 이들의 자극적인 연설에 집회 참가자들은 “문재인을 탄핵하라”는 등의 구호를 연호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즉각 석방과 출당 반대를 외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후 대한문 앞에서 탄핵반대집회를 열다가 사라졌던 태극기 부대가 강남에 다시 출현한 양상이었다. 한국당은 15일 대구에서 2차, 그 다음주에는 부산에서 연이어 3차 장외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 홍 대표는 “전술핵 재배치와 핵무기 개발을 위한 1000만명 서명운동을 시작하겠다”고도 했다.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바닥을 헤매는 지지율을 반전시켜보겠다는 심산이겠지만 이런 시대 퇴행적 행태에 박수를 쳐줄 시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번주부터 국회는 대정부질문을 시작한다. 외교안보는 물론이고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 난제가 수두룩하다. 한국당은 107석을 지닌 제1야당으로서 따질 건 따지고 제안할 것은 제안하며 존재감을 높일 수 있는 의정을 펼쳐주길 바란다. 국정 발목을 잡는 행태로는 당의 입지만 좁아질 뿐이다. 홍 대표는 청와대가 제안한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도 조건 없이 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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