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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오는 2월4일로 예정됐던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한다고 그제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 이런 일방적 행동은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사안으로만 벌써 두번째다. 앞서 지난 19일에도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예술단 공연을 위한 사전 점검단을 남측에 파견키로 했다가 밤늦게 아무런 설명 없이 이를 “중지한다”고 일방 통보한 바 있다.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이 언제 또 합의 사항을 뒤집을지 불안하다.

북한은 금강산 합동공연 취소에 대해 “남측 언론들이 우리의 진정 어린 조치들을 모독하는 여론을 계속 확산시키고 내부의 경축행사까지 시비해 나선 만큼 합의된 행사를 취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이유도, 조치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북한 입장에서 이른바 ‘건군절 열병식’ 등에 대한 남한 언론 보도가 불만스러울 수 있겠지만 남한의 언론 자유를 모를 리 없는데도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남북의 제도와 문화, 사상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남북관계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 민간 영역인 언론 보도를 이유로 당국 간 합의 사항을 취소한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어제 남한 정부가 북측에 유감을 표명한 것은 당연한 처사다. 바람직한 남북관계 설정을 위해서라도 신뢰를 깨는 행동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

남북관계는 10년 가까이 단절됐다가 이제 막 개선의 첫발을 뗀 상태여서 남북대화를 바라보는 국내외의 시선이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남북이 상호 존중과 이해의 정신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아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무엇보다 채 열흘도 남지 않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 금강산 합동공연이 무산되더라도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대표단 파견과 공동입장 등은 원래 합의대로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 북쪽의 각별한 협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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