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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17일 고위급 실무회담을 열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할 북한 선수단과 대표단 규모를 확정했다. 남북은 개회식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는 데 합의했다. 북측은 회담에서 패럴림픽에도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알려왔다. 이로써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위한 협의가 모두 마무리됐다. 지난 17일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시작으로 남북 고위급회담-실무접촉-고위급 실무회담의 숨가쁜 일정을 진행하면서 평창 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기 위한 계획을 마련한 셈이다.
문제는 남쪽 내부다. 냉전 보수세력의 트집 잡기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한반도기 사용에서부터 남북 단일팀 구성, 예술단 공연, 북한 선수단 체류비용 부담 등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있다. 한국의 정체성을 이유로 한반도기 사용을 문제 삼고, 예술단 공연을 두고는 북한의 체제 선전장이 될 수 있다고 선동하고 있다. 하나같이 사실과 다르거나 냉전시대의 대결논리를 따르는 것들이다. 예컨대 한반도기는 국제체육행사에서 10차례 넘게 사용돼 남북화해의 상징이 된 지 오래다. 평창 올림픽에서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평화올림픽의 의미를 살려줄 것이다. 특히 남북이 공동입장하는 데 모두 태극기를 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나 다름없다. 북한 예술단의 남한 내 공연도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과거 경험을 활용하면 문제될 게 없다.
보수세력은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단절됐던 남북교류와 관계개선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북핵 대화로 발전할 수도 있다. 정말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어깃장을 놓는 대신 환영하고 협력하는 게 맞는 행동일 것이다. 그런데 보수세력은 한반도 평화의 행사를 대결과 반목의 무대로 만들려 하고 있다. 엄중히 묻지 않을 수 없다. 역사에 반평화, 반통일 집단을 넘어 북핵 해결 반대 집단으로 기록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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