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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여부를 여론조사로 결정하자는 자신의 부적절한 제안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문
대표는 제안 이튿날인 지난 14일 “국민에게 물어보고 국민 뜻에 따르자는 여론조사 제의에 대해 알레르기적 반응을 보이는 것은
국민의 지지에 자신이 없다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여론조사로 인준 여부를 정하자는 제안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대여 전략으로 부적절하거나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그건 특정
정당의 유불리를 넘어서는 문제로 정치의 역할을 포기하는 반정치적, 비민주적 발상을 담고 있기 때문에 잘못인 것이다. 현대
민주주의는 대의제다. 시민들이 직접 법을 만들고 국정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시민을 대표하는 정당이 경쟁을 통해 국회와 국가를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 과제는 이미 존재하는 시민의 의사를 확인하는 문제가 아니라 대표성·책임성이
있느냐의 문제다. 특히 정당은 정책, 공직 후보 추천, 현안에 대한 의견 표명을 통해 시민 의사를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그것을 여론조사에 맡기겠다면 정당, 정치인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국회·정부, 나아가 대통령도 필요 없다. 여론조사 기관 하나만
있으면 그만인데 그런 복잡한 제도를 왜 두어야 하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6일 이완구 총리 인준안 표결을 앞두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눈을 감고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출처 : 경향DB)
문 대표는 정당 역할뿐 아니라 일관성에서도 흔들리고 있다. 그는 당초 “이번이 세 번째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넘어가려 했으나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보수언론은 그가 다음날 “이미 두 명의 총리 후보가 낙마한 상황이라 부담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인준 반대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의사 표시로 보인다. 그러나 당의 공식 입장은 여전히 인준 반대다. 당
대표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또 최고위원으로서 신임 지도부에 진입한 정청래 의원은 연일 혐오 발언을 일삼고 있다. 문 대표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유대인의 히틀러 참배에 비유, 여야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고도 자제할 줄 모른다. 그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대해서도 “참 얼굴 두껍습니다”라며 거친 표현을 했다. 여야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을 이런 식의 언어로 공격하는
것이 그의 본래 임무는 아닐 것이다. 지도부의 일원이 됐으면 책임있는 행동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출범한 지 겨우 일주일 넘은
시점인데 새 지도부가 불안해 보인다. 문 대표와 정 최고위원의 실망스러운 태도 때문일 것이다. 신뢰감을 주는 지도력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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