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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런던의 데이터 분석회사는 페이스북에 성격검사 앱을 깐 뒤 이를 내려받은 이용자의 성향을 분석해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이롭게 하는 정보전의 도구로 사용했다. 이들은 앱을 내려받은 27만명의 정보를 기반으로 친구목록 계정까지 5000만명의 정보를 확보했다. 자신은 물론 친구들의 정보가 털리고, 정치공작과 여론조작의 도구로 사용됐다는 것은 섬뜩한 일이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해커의 공격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은 많았지만 기업에 돈을 받고 판매한 이용자 정보가 3자에게까지 유통된 것은 처음이다.

출처:경향신문DB

정보를 훔친 회사에 우선 책임이 있지만 돈만 내면 무제한 정보접근이 가능토록 길을 열어주고도 데이터 보안에 소홀한 페이스북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시장이 페이스북 주식을 내던지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페이스북을 탈퇴하자(#deletefacebook)는 움직임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페이스북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융합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구현하는 도구로 인식되면서 창업 13년 만에 월간 이용자가 21억명이나 되는 공룡으로 성장했다. 디지털 공간을 통해 힘이 결집되면서 중동 민주화 바람에 기폭제가 되는 등 긍정적 역할도 컸지만 빅데이터 시대에 걸맞은 보안체제와 윤리기준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실제 페이스북은 돈을 받고 이용자 정보를 팔면서도 매입처가 그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IT기업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닐 것이다. 때마침 유럽연합에서는 개인정보 보호의무를 강화한 새로운 정보보호법이 5월부터 발효된다. 개인정보 보호 없는 빅데이터가 빅브러더의 등장을 부른다는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개인정보를 보호하지 못한 기업은 퇴출된다는 전제 아래 엄격한 기준과 잣대가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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