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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5G)장비를 사용하는 데 따른 ‘정보유출 공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의회 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지난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무선통신망에 중국 통신장비의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곧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미 연방정부는 지난해 중국통신기업의 기술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이번에는 행정명령을 통해 민간기업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미국에서 화웨이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비상조치다.

매슈 휘터커 미국 법무장관 직무대행(왼쪽에서 두번째)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법무부 청사에서 윌버 로스 상무장관, 키어스천 닐슨 국토안보장관,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 국장(왼쪽부터)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멍완저우 부회장 등에 대한 기소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 _ EPA연합뉴스

미국은 중국이 차세대 통신기술인 5G 네트워크에 장비를 공급한 뒤 이를 통해 기밀을 수집하거나 통신 방해를 자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통신장비 기업이 미국 국가안보에 심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들어 화웨이를 제재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영국, 독일, 일본 등 동맹국들의 모바일, 인터넷 업체들이 화웨이가 생산한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을 비롯한 프랑스와 독일 등의 업체들로부터 긍정적인 회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남의 집 불구경’하듯 수수방관할 처지가 아니다. 국내 통신업체 중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해 5G 통신망을 구축했다. 국내 인구의 절반이 몰린 수도권에 화웨이 장비가 설치됐다. LG유플러스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 ‘정보유출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무선 장비는 유선 장비에 비해 보안이 허술하다. 또 개발자가 몰래 정보를 유출하는 뒷문을 만들어 놓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완벽한 보안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화웨이 제재를 놓고 논란도 있다. 차세대 핵심기술인 5G의 패권을 중국에 넘기지 않으려고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아무 증거 없이 추정된 범죄를 정치화하는 데 국가 안보를 활용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선 안될 말이다. 아직 화웨이가 만든 5G 장비의 보안이 확실하다고 믿을 수 없는 상태다. LG는 물론 정부도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꾀할 수 있도록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정보유출을 막고 사이버 안보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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