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일 “청와대와 정부가 김정은의 신년사에 반색하면서 대북 대화의 길을 열었다는 식으로 환영하는 것은 북한의 책략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는 인류 평화의 제전이라는 올림픽의 정신을 살리고 나아가 ‘평창 성공’의 핵심이 될 수 있다. 보수세력도 평화올림픽이 되어야 한다는 데 아무런 이견이 없다. 그런데 정작 그런 전기가 마련되니까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격이다.
신보수를 자처하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신년사에 대해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을 무력화하고 핵무기를 완성하기 위한 시간끌기용 제스처”라고 비판했다. 바른정당은 현재 국민의당과 설 전에 통합을 마무리한다는 목표 아래 한창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 통합 파트너인 국민의당은 “경색되었던 남북관계의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란다”고 환영했다. 유 대표는 햇볕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쟁점에 대해 정반대 입장을 보이는 두 당이 한솥밥을 먹겠다고 하는 모순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남북 문제는 대결이 아닌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 평소엔 남북관계의 안정적 관리가 되지 않아 한반도가 위기 상황으로 치닫는다고 주장해온 보수 야당이 대화가 시작되려고 하니 이를 비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각계를 대표하는 인사 246명을 초청해 신년인사회를 열었다. 그러나 홍·유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제1, 2, 3 야당 대표가 약속이나 한 듯 모두 불참했다. 저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댔지만 공감하기 어렵다. 야당은 그동안 불통과 편가르기가 나라를 망친다며 청와대의 소통 부족을 비난한 바 있다. 그렇다면 더더욱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얼굴을 자주 대해야 한다. 야당 대표들이 그런 자리를 스스로 차버린 것은 협량의 정치라고밖에 할 수 없다.
신년인사회에서 한 시민은 “모두가 행복하고 싸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2018년 새해는 여야가 불통을 버리고 소통과 타협의 정치로 나아가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야당이 새해 벽두부터 이런 시민의 여망과는 달리 구태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실망스럽다.
'정치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설]홍준표와 다름없는 유승민의 낡은 안보관 (0) | 2018.01.04 |
---|---|
[사설]남북관계 개선의 첫 신호 보낸 북 조평통 (0) | 2018.01.04 |
[사설]문 대통령의 ‘삶의 질 우선’ 위한 과제들 (0) | 2018.01.02 |
[사설]여야는 선거제도 개편에 집중하라 (0) | 2018.01.02 |
[사설]김정은의 남북대화 신년사를 환영한다 (0) | 2018.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