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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원회는 어제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법무법인 율촌으로부터 받은 고액 고문료와 1991년 음주운전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검증했다. 송 후보자는 음주운전에 대해 “젊었을 때 한 실수로 대단히 잘못됐다”고 사과했다. 월 3000만원의 고액 고문료에 대해서도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고액을 받은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위장전입과 딸의 취업을 둘러싼 특혜 의혹 등은 별 문제가 없음이 해명됐다.

송 후보자의 도덕성에 일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중령 때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돼 헌병대에 넘겨진 뒤 처벌받지 않았다. 26년 전 일이고, 과거 군 내부 관행이라고 해도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다. 그리고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하는 청문회 사전 답변서에 이를 기재하지도 않았다. 정직하지 못한 태도다. 2년9개월 동안 9억9000만원이라는 고액의 자문료도 일반 시민의 눈에는 바람직하게 비치지 않는다. 국방 현안에 대한 답변도 유감스러운 대목이 없지 않았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가 국회 비준 대상인지에 대한 답변에서 오락가락했다. 사전 답변서에서는 비준 사안이 아니라고 해놓고 청문회장에서는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답하기 어렵다고 해 논란을 불렀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권호욱 기자

하지만 이런 흠결이 국방장관으로서의 업무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결정적 하자인지는 의문이다. 고액의 고문료에 대한 반대급부로 군 당국이나 군 후배들을 상대로 로비 활동을 한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방산업체인 LIG넥스원을 위한 자문도 잠수함 수출을 위한 것임이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 때 낙마한 김병관 장관 후보자와는 사안의 심각성이 다르다.

특히 송 후보자가 어제 청문회에서 보여준 국방개혁에 대한 의지와 식견은 주목할 만하다. 송 후보자는 “국방개혁 계획을 완전히 새로 짜고 이를 토대로 군사력 수준을 높여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1차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끈 해군 출신으로, 과거 ‘국방개혁 2020’을 수립한 경험자답게 육군 중심의 현 국방부를 개혁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방산비리에 대해서도 “경과된 사업이라도 철두철미하게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 효율화 및 적폐청산을 위한 국방개혁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일이다. 신뢰 잃은 군은 북한의 군사 위협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송 후보자에게 일부 도덕적 흠결이 있다 해도 국방개혁의 중요성이 더 크고 절박하다. 송 후보자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도록 국방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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