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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1월 고용동향’을 보면 1월 실업자 수는 100만9000명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100만명을 초과했다. 1월 기준으로는 2010년 이후 최대다. 경기가 부진한 데다 조선·해운 분야 구조조정까지 겹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앞이 보이지 않는 청년실업이다. 청년실업률은 8.6%로 0.9%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상으로는 실업률이 낮아져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착시효과’일 뿐이다. 취업 문턱이 높아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아예 포기하면서 실업률이 떨어진 것이라고 하니 참담하다.

(출처: 경향신문DB)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벌이면서 느끼는 좌절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사실상 실업자도 상당히 많다. 청년들의 체감실업률은 공식 실업률 통계보다 2배 이상 높다. 지난 1월 체감실업률은 22.5%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다. 지난해 6월 현대경제연구원은 청년 체감실업률이 34.2%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취업이 안돼 졸업을 미루는 ‘대학 5년생’, 각종 스펙을 쌓고도 정규직으로 채용되지 않아 인턴을 전전하는 ‘호모인턴스’가 부지기수다. 조선소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은 실직 후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막걸리를 훔치는 사태에 이르렀다. 청년실업은 주요국 가운데서도 두드러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 소속 35개국 중 최근 3년간 청년실업률이 매년 상승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6곳에 불과하다. 일본의 5.2%에 비해서도 훨씬 높다. 한국 청년들의 일자리 얻기가 유독 힘들다는 얘기다.

(출처: 경향신문DB)

미래 취업여건은 더욱 암담하다. 앞으로 3~4년간은 최악의 취업난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역대 최다였던 2010~2014년 사이의 대학 신입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기업들은 채용규모를 줄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300인 이상 기업의 신규 채용 인원은 전년 대비 8.8% 줄었다. 채용 감소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젊은이들이 대학졸업장을 받자마자 곧바로 실업자로 전락하는 파국은 막아야 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이나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단기 처방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 노동시장이 청년 고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자리가 사라지면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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