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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어제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예비군 총기 난사 사고와 관련해 당장 예비군 훈련을 전면 중단하고 근본 대책을 수립한 뒤
재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단순한 안전사고가 아니라 근본적인 군의 기강 해이와 장병들의 사생관이라는 차원에서 군 개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은 유 원내대표의 요구를 일축했다. 예비군 병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동원예비군은 군 전력 강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전면적인 사격훈련 중단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예비군 총기 난사 사고가 집권여당과 군의 갈등으로 비화될
소지마저 보인다.
군은 실제로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한 서울 내곡동 예비군훈련장의 실탄 사격훈련을 중단했지만 다른 훈련장에서는 기존 계획대로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훈련을 진행한 사격장에서는 총기 고정장치에 안전고리를 묶어 총구를 돌리지 못하게 하고, 사로마다 조교를 1명씩
배치하는 등 안전통제가 강화됐다. 그러나 사상 유례 없는 사고 직후 훈련을 계속하는 것은 예비군의 안전과 사고 재발 위험을
도외시한 처사다. 안전조치를 취했다고는 하지만 이번 사건의 가해자처럼 군 관심병사 출신 예비군을 걸러내는 절차 없이 훈련이
이뤄졌다. 근본적인 대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할 만큼 실탄 사격훈련이 그렇게 절실하다는 말인가. 훈련을 일시 중단한다고 군
전력에 심각한 공백이 야기될 것 같지는 않다.
지난 13일 예비군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한 서울 내곡동 강동·송파구 예비군 훈련장 사격장에 방탄모, 전투화 등 유류품과 혈흔이 남겨져 있다. 군 당국은 14일 유족과 취재진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출처 : 경향DB)
군은 예비군 사격훈련 시스템을 뜯어고치기로 했다. 예비군 사격장의 조교에게 헬멧과 방탄복을 제공하고, 통제관에게는 돌출행동을 하는
예비군을 신속히 제압할 수 있도록 실탄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엄청난 예산을 쓰면서
번번이 대형 인명피해 사고를 왜 예방하지 못하는지 국방부는 설명하기 바란다.
이번 사고에서 드러난 장병의 기강 해이도 큰 문제다. 총기 사고 가해 예비군이 총구를 동료에게 겨누고 조준사격을 하는데 사격통제
장교와 조교 9명이 아무런 제압도 못하고 탄창의 실탄을 다 쏠 때까지 도망치기에 급급했다니 어처구니없다. 그나마 조교는 손을 벌려
제지하려고 했지만 장교는 곧바로 피신한 뒤 상황이 종료된 뒤에야 나타나 “대피하라”고 외쳤다고 한다. 군 기강의 문제는
응급처방이나 처벌 강화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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