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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 군(MERS·메르스) 사태가 벌써 28일째로 한 달을 앞두고 있다. 당초 정부가 예상치 못한 장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국내 메르스 확산세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머물렀던 14번째 환자에 의한 발병이 최장 잠복기 14일이 끝나는 지난 12일을 고비로 꺾일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 주말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고 어제도 1명이 추가됐다. 더욱이 4차 감염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고 제3의 슈퍼전파자 후보군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 ‘3차 대유행’이 현실화할 수도 있는 것이다. 보건당국과 의료계, 국민 모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잠재적 슈퍼전파자로 지목된 후보군이 3차 대유행의 진원지가 되는 경우다. 보건당국도 2차 대유행을 유발한 14번째 환자 등 6명의 확진자를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14번째 환자는 응급실 밖으로 나간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추가 감염 여부가 우려된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이송요원인 137번째 환자와 순환기내과 의사인 138번째 환자, 대전 대청병원에서 16번째 환자와 접촉한 뒤 부산 4개 병원을 거친 143번째 환자도 유력한 슈퍼전파자 후보군이다. 이미 3명의 4차 감염자를 발생시킨 76번째 환자에 의한 감염이 추가로 나올 수도 있다. 경기도 평택 경찰관인 119번째 환자는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가운데 병원 밖 감염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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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단벽이 설치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앞으로 16일 한 병원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출처 : 경향DB)


이렇게 한 달 앞두고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보건당국이 파악한 메르스 관련 정보는 번번이 빗나갔다. 2m 이내의 밀접 접촉이 있을 경우에만 감염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고, 잠복기가 최장 14일이라고 한 것도 의심스러운 정황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환자 1명이 감염시킬 수 있는 환자가 0.6명에서 0.8명이라고 했는데 슈퍼전파자가 나왔으며 고령자라든가 기저질환이 있을 때나 위험하다고 했지만 젊고 건강한 환자도 상태가 불안정하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메르스 사태 장기화 조짐과 3차 대유행 우려는 정부가 자초한 것이다. 모두 안이한 상황 인식과 그에 따른 느슨한 대응에서 비롯됐다. 이미 1·2차 대유행을 겪고 4차 감염까지 발생할 때까지 말로는 총력 대응을 반복했지만 결과는 접촉자 관리에서조차 구멍투성이라는 게 확인됐을 뿐이다. 3차 대유행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그야말로 ‘과잉 대응’이라고 할 정도로 총력체제로 나서야 한다. 이대로 한 달을 넘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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