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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 군(MERS·메르스)의 ‘최대 온상’인 삼성서울병원의 상황이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이 병원에서 촉발된 메르스 유행이 잠복기 시한인 지난 주말을 넘겨서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응급실 이송요원 4차 감염과 의사 1명 추가 감염 등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만 수백명에 달해 3차 유행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병원은 뒤늦게 신규 환자의 외래·입원을 제한하는 부분 폐쇄 조치에 들어갔다. 나름의 고강도 처방이지만 이 병원의 메르스 대처 역량과 의지에 비춰 그 정도로 사태가 수습될지 의문이다.

삼성병원 응급실 이송요원 환자 사례는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관리가 얼마나 부실한지 다시 한번 확인해준다. 이 환자는 발열과 근육통 등 메르스 증상이 있었지만 9일 동안 아무런 통제 없이 통상 근무를 하면서 430여명과 접촉했다. 구급차에서 감염된 이 환자는 당시 보호장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병원 의사로는 두번째인 138번 환자는 응급실에서 ‘슈퍼전파자’란 이름이 붙은 환자로부터 옮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의사 역시 슈퍼전파자와 접촉 후 14일 동안 격리되지 않은 채 정상근무했다. 당시 삼성병원은 응급실 소독과 신속한 환자 노출자 파악과 필요한 격리를 시행했다고 밝혔으나 실제 소속 병원 의사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한마디로 메르스 사태의 진원지이면서 감염 추적관리 부실, 자체 조사 결과 및 명단 관리의 정확성 부족, 대응조치의 실효성 미흡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모두 평시가 아닌, 메르스로 초비상이 걸린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다. 국내 최고라는 이름이 무색한 이 병원을 더 이상 신뢰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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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은 14일 메르스 총력대응을 위해 부분적으로 병원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외래진료 및 입원을 제한하며 응급수술을 제외하고 수술 및 응급환자 진료도 한시 중단하며, 입원환자를 찾는 모든 방문객을 제한하는 조치다. 외래진료 휴무일인 14일 병원 1층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처 : 경향DB)


전염병 사태에서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처만이 확산 방지를 담보한다. 과거 사스 사태 때 우리는 이런 적극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똑똑히 경험한 바 있다. 정부는 메르스 사태를 끝내기 위해서도 삼성병원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정부는 그동안 서울시와 삼성병원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를 가동해왔으나 환자 발생이나 감염 경로에 대한 정보 제공이 미흡해 손발이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러면 대응이 적시에 이뤄지기 어렵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메르스 사태를 관리하는 거버넌스 확립이 중요하다고 주문 했다.

의료계에서 삼성병원 전체를 폐쇄하고 메르스 치료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삼성병원의 방역 실패와 관련해 이미 정부의 적극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지금이라도 삼성서울병원을 정부의 직접 관리 체계에 포함시켜 효율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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