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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문화체육관광부의 인사 잡음과 내부 갈등의 끝은 어디인가. 이번엔 김희범 제1차관이 돌연 사표를 던졌다고 한다. 그는 사표가
수리되지도 않았는데 차관실의 개인 짐을 모두 빼서 나간 뒤 무단결근이나 다름없는 휴가를 보내고 일주일 만에 돌아왔다. 그것도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만 업무를 보겠다는 ‘조건부 출근’이라고 한다. 김 차관의 사표가 외부에 알려져 물의를 빚자 내부에서 서둘러
봉합한 결과인 게 뻔하다. 김 차관이 “개인적인 역량 부족”이 사퇴 이유라고 밝혔다지만 임명된 지 6개월밖에 안된 고위
공무원으로는 이례적인 행동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문화부 안팎에서는 장차관의 내부 갈등설,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운영 문제 등 여러 가지 추측과 소문이 나돌고 있다. 우선 지난해
10월 문화부 조직 개편으로 체육·관광·종무 분야가 1차관에서 2차관 관할로 넘어갔다. ‘실세 차관’이란 말을 듣는 김종
제2차관의 역할이 확대되고 김 차관이 주요 업무에서 소외되면서 갈등을 빚었다는 얘기다. 지난달 국회 법안소위에서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관련 법안을 다룰 때 김 차관이 야당 의견을 지나치게 수용해 청와대 등 윗선의 질책을 받은 게 원인이라는 말도
있다. 현재로선 이 두 가지 사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 같다.
김희범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출처 : 경향DB)
문제는 문화부의 비정상적인 인사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유진룡 장관을 후임 장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격
면직해 논란을 불렀다. 이것이 승마협회 비리 관련 체육국장 경질로 이어졌고, 김종 차관의 ‘인사 농단’설까지 불거졌다. 김종덕
장관이 조직 개편 과정에서 1급 간부 3명을 명예퇴직시킨 것을 두고도 ‘유진룡 인맥’ 지우기라는 얘기가 나왔다. 최근에는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영화진흥위원장 등 문화부 산하 기관장 인선도 자질 논란을 빚고 있다.
이런 불협화음이 지속되는 문화부에 새로운 정책이나 책임 있는 행정을 기대하긴 어렵다. 문화부는 최근 문학분야 우수도서 선정 기준의
사상 검증 논란, ‘전태일청소년문학상’의 장관상 제외 등 역주행 정책으로 이미 문화계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문화부 직원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지면서 현 정부의 국정 기조인 ‘문화융성’ 구호도 크게 퇴색되는 분위기다. 문화부의 반문화적이고 비정상적인 행태가
현 정부의 난맥상과 상통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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