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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새
원내대표에 유승민 의원이 선출됐다. 어제 실시된 경선에서 비주류로 분류돼온 유 의원이 ‘친박 주류’의 지원을 받은 이주영 의원을
19표의 큰 표차로 따돌렸다. 정권의 주류는 내각에 있는 황우여·최경환 부총리 등 ‘친박 장관’을 경선 투표에 참여시키려 국무회의
일정까지 조정하는 총력전을 펼쳤으나 맥없이 무너진 꼴이다. 비선 의혹, 대통령의 인적쇄신 거부, 연말정산과 건강보험료 파동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는 상황에 대한 여당 내부의 위기감이 경선 결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당 대표 경선에서 김무성
대표가 당선된 데 이어 친박계가 독점해온 원내대표에도 유 의원이 선출됨에 따라 새누리당의 ‘투톱’이 모두 비주류 차지가 됐다.
대통령 취임 2년도 안돼 집권여당의 당권이 이렇게 완전히 비주류로 넘어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과
뒤틀린 당·청관계에 대한 불만이 비등점에 다다랐다는 징표일 터이다.
유 원내대표 선출에는 대통령의 일방 독주를 견제하고, 당·청관계의 재정립과 국정을 주도하는 집권여당의 위상 회복을 바라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기대가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한다. 의원들이 지역에서 체감하는 민심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체제’에서도 ‘청와대 하청기관’의 구태를 탈피하지 못했다. 비선 국정농단과 미흡한 인적쇄신 등 정국의 고비 때마다 대통령의
역주행을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연말정산과 건보료 파동에서 드러나듯, 여당으로서 리더십과 정책 조정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청와대·정부가 저지른 사고 뒤치다꺼리에 허덕였다. 잇단 국정난맥으로 지지율이 급락해 ‘조기 레임덕’에 들어섰다는 소리를 듣게 된
데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책임도 작지 않다.
새누리당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정 현안과 향후 당·청 관계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출처 : 경향DB)
유 원내대표는 경선 내내 ‘당 중심론’을 내세우며 “반성과 과감한 변화” “당이 주도하는 당·청관계”를 주창했다. 사실 김무성
대표도 취임 일성으로 ‘수평적 당·청관계’를 앞세웠지만 감감한 실정이다. 만일 새누리당이 집권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해 대통령의
불통과 독선을 견제하고, 정부의 정책 난맥을 사전에 관리할 수 있었다면 작금의 위기 상황을 초래하진 않았을 것이다. 당·청관계를
바로 세우려면 우선 “대통령에게 할 말을 확실히 하겠다”(유승민)는 약속대로 대통령의 일방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어야 한다.
잘못된 국정운영과 인사에 대해 ‘확실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다. 그리고 종속적 당·청관계에서 벗어날 때에야
여당이 대야 관계에서도 주도력과 유연함을 발휘할 수 있다. 대화 정치를 복원하고, 입법부의 기능과 위상을 온전히 회복하는 것도
여당 새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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