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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가 최근 ‘대학생·청년 햇살론’ 중단을 발표했다. 이 제도는 신복위가 보증재원을 기반으로 대학·대학원생과 저소득 청년 취업자에게 생활자금을 빌려주거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주는 것이다. 연 15%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연 최저 4.5% 대출로 전환해주고, 자금도 최대 12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어 인기가 높았다. 그런데 지난달 갑작스럽게 중단 발표를 하면서 이를 이용할 계획이었던 청년들이 당황해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생·청년 햇살론은 금융사각지대에 있던 대상자들에게 큰 버팀목이었다. 신용등급이 낮아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렵거나, 기존 고금리 대출로 고통을 받았던 이들에게 ‘희망의 끈’이었던 셈이다. 당연히 이용자들이 많았다. 당초 신복위는 은행에서 출연한 500억원의 보증재원을 기반으로 2500억원을 대학생과 청년에게 빌려줄 계획이었다. 그런데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재원이 예상보다 빨리 고갈됐다. 이에 신용카드 사회공헌재단에서 80억원, 은행의 기금운용수익금 40억원까지 추가로 넣었으나 ‘언 발에 오줌 누기’에 그쳤다. 햇살론 이용자는 2016년 1만9115명, 2017년 2만1189명, 2018년 2만394명 등 지난해까지 8만721명을 기록했고, 총 대출 금액은 31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중단 조치로 올해에만 소외계층 청년 2만명의 대출길이 막히게 된 셈이다. 신복위 등에 따르면 많은 청년들이 이를 모른 채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며 햇살론을 기다리고 있다.

그렇잖아도 최근 청년실업으로 대학생 등 청년층의 채무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불과 몇 년 사이에 20대 상담자가 급격히 늘었다”고 신복위 관계자는 말한다. 이들 청년이 돈을 빌리는 가장 큰 이유는 “주거관리비 등 기초생활비를 대기 위해서”라고 한다. 장학금을 받거나 아르바이트를 한다 해도 모자라기 때문에 금융기관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이뤄지지 않아 이들이 더 이상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됐다니 안타깝다.

은행의 문턱이 높으면 청년들은 고금리의 대부업체나 사채를 찾을 수밖에 없다. 이는 고금리와 연체, 신용불량의 늪으로 빠지는 길이다. 정부와 사회가 청년들이 빚의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은행들의 동참도 요구된다. 청년과 대학생들의 신용이 불량한 사회는 건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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