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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이 최악의 한파와 폭설에 신음하고 있다. 한반도는 일주일째 한파가 이어지면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북한도 삼지연이 영하 37도까지 떨어졌다. 미국 동부는 눈폭풍으로 11개 주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중국에서도 영하 30도를 웃돌아 ‘냉동고’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지난해 지구촌이 역사상 가장 더운 한 해를 보내면서 12월에 워싱턴에 벚꽃이 피고, 서울에서도 겨울 실종이라는 표현이 일상화됐던 것을 떠올리면 자연의 변덕에 어리둥절할 뿐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상 기후의 원인을 기후변화로 설명한다. 겨울 초반의 포근한 날씨는 태평양 수온이 예년보다 2도 이상 높은 슈퍼 엘니뇨, 최근의 혹한은 온난화로 북극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북극 한기를 가둬주는 극 소용돌이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지구가 더워지는 과정에서 생긴 온난화의 역설이자 기후변화의 경고라 할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이 인류의 최대 과제라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다. 세계경제포럼은 테러 등을 제치고 기후변화를 올해 최대 위험 요소로 꼽을 정도다.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는 상상 이상이다. 지난 20년간 홍수와 태풍, 쓰나미 등 6457건의 재해가 발생해 60만명이 사망했으며, 매년 300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보고서도 있다. 지난해 말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2주일’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는 선진·개도국 195개국이 처음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내놓는 등 결과물을 도출했지만 구속력은 없는 상태여서 이행이 의문시된다. 지구 환경 보호와 당장의 국가이익 사이의 괴리를 이해하더라도 공동 생태계인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치고는 매우 미흡하다.
5년만에 서울에 한파 경보가 내려졌다. 체감온도가 영하 24도까지 내려간 24일 서울 여의도 일대 한강이 얼어붙어있다._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한국 정부도 37% 감축 목표를 내놓았으나 이 중 11%를 해외에서 충당할 계획이어서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기실 한국은 기후변화 대응의 낙제생이나 다름없다. 국제환경단체에 따르면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등의 실적은 꼴찌 수준이다. 한국의 온난화가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다. 기후변화 대응을 골자로 한 정부 차원의 기본법부터 만들어야 한다.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대책 등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파리협약 이후 주요국이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 혁명에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술우위를 확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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