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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정봉주 전 의원이 28일 ‘거짓 해명’을 시인하고 서울시장 출마를 포기했다. 의혹을 보도한 기자들에 대한 고소도 취소했다. 피해자가 성추행 발생일로 지목한 2011년 12월23일 서울 렉싱턴호텔에 간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당일 자신의 신용카드가 해당 호텔에서 사용된 기록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정 전 의원은 그러나 성추행에 대해선 “기억이 전혀 없다”며 끝까지 발뺌했다. 뻔뻔하고 무책임한 모습에 말문이 막힌다.
정봉주 전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관련 의혹 제기로 기소됐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후 정론관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이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뒤 정 전 의원이 보인 행태는 가관이다. 그는 수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당일 해당 호텔에 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저격”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하고, 기사 쓴 기자들을 고소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피해자의 ‘익명 미투’를 문제 삼는 등 2차 가해를 일삼았다. 심지어 엉뚱한 사람을 피해자로 지목하고 신상털이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피해자는 자신의 미투가 가짜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언론 앞에 나서야 했다.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 전 의원이 정치활동을 접는 것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진실을 털어놓고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죄를 하는 게 우선이다. 모든 법적 책임을 져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저지른 사람들도 자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공정성 논란에 휘말린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측이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진실규명에 혼선을 야기했다”고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정봉주 사건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이는 정 전 의원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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