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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에게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 공포로 전 세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 바이러스는 중남미에서 시작해 미주대륙, 아시아, 유럽으로 번져 세계적으로 ‘안전지대’가 거의 없을 정도이다. 태국에서는 해외여행을 하지 않은 사람이 감염되고,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성관계로 감염된 사례가 보고됐다. 감염 매개체인 모기를 박멸하고 감염국가 여행을 자제하는 정도로는 안전이 담보되지 않을 만큼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내년까지 미주지역에서만 300만~400만명이 감염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 빠르게 ‘국제 공중보건 위기상황’을 선포하고 국제 대응팀 가동에 나선 것은 다행이지만 확산 기류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치사율은 매우 낮다. 하지만 임신 초기 임신부가 감염되면 소두증 신생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소두증에 걸린 신생아는 지능과 신체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는 장애를 겪는다고 한다. 브라질 등지에선 소두증 신생아가 속출하고 있으니 끔찍한 일이다. 더구나 이 바이러스는 뚜렷한 증세도 치료백신도 없어 대처하기 어렵다는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감염자가 고열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환자 선별과 격리치료가 가능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소두증 아이를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가 전세계적 위협이 되고있다. 3일 인천공항 출국장에 지카바이러스 주의 관련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_이준헌 기자

국내에서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사례로 5건이 신고됐으며 이 중 3건은 음성으로 확인되고 2건은 검사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에 따라 이 바이러스 감염증을 제4군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고 위기 단계는 ‘주의’ 수준을 유지했다. 국내에 전파될 가능성은 적지만 해외 발병지에서 감염된 환자를 통해 유입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 매개체는 열대·아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이집트숲모기다. 한국은 위험지대가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매년 국민 수백만명이 해외여행을 하고 비슷한 규모의 해외 여행객이 방문하는 나라다. 방심이 재앙을 불렀던 메르스 사태를 절대로 되풀이해선 안된다. 국내 환자 발생을 막을 매뉴얼을 만들고 공항·항만과 의료기관 간 면밀한 정보 공유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 감염병의 특성을 감안할 때 국제사회와의 공조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시민들도 감염지역 여행을 자제하고 당국의 권고에 성실히 응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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