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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칼럼

[여적]영화 속 명대사

opinionX 2016. 2. 3. 21:00

“솔직히 당신, 내 알 바 아니오(Frankly my dear, I don’t give a damn).”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엔딩이다. 레트(클라크 게이블)가 스칼렛(비비언 리)에게 경멸을 담아 쏘아붙인다. 끝까지 레트의 사랑을 지키고 싶었던 스칼렛도 의연함을 되찾는다. “그래,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 거야(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

2014년 이 영화의 또 다른 결말을 담은 시나리오가 발견돼 경매시장에 나왔다. 레트의 이별통보에 스칼렛이 “레트! 돌아올 거지! 돌아올 거지!”하며 매달리는 대본이다. 만약 이 대본이 채택됐다면 어땠을까. 스칼렛은 남자의 바짓가랑이나 잡고 늘어진 구질구질한 여인으로 기억될 것이다. 레트와 스칼렛이 나눈 영화 속 대화는 2005년 미국영화연구소가 선정한 100대 명대사 가운데 1위(레트)와 31위(스칼렛)에 올랐다. 국내 영화팬들에게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희망을 담은 스칼렛의 대사가 더 뇌리에 남아있다. 명대사 5위는 <카사블랑카>(1942년)의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를!(Here’s looking at you, kid!)”이다. 릭(험프리 보가트)이 일자(잉그리드 버그먼)에게 작별을 고하는 장면이다. 국내팬들에게 ‘눈동자’라는 멋들어진 의역까지 가미되면서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신성일, 안인숙 주연의 영화 '별들의 고향'의 한장면._경향DB


<러브스토리>(1970년)의 남녀 주인공인 라이언 오닐과 알리 맥그로가 46년 만에 영화 속 무대인 하버드대를 방문했다는 소식에 가장 먼저 떠올린 대사가 있다.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이다. 50대 이상이라면 한번쯤 써먹었을 법한, 1970년대 뭇청춘의 심금을 울린 불멸의 명대사다. 역대 13위라는데 순위가 무슨 상관인가. 사람마다 각자의 마음을 적신 명대사 한두 마디쯤은 간직하고 있으면 그만이다. 한국 영화에도 잊혀지지 않는 대사가 많다. “나 돌아갈래”(박하사탕), “너나 잘하세요”(친절한 금자씨), “살아있네”(범죄와의 전쟁), “니가 가라 하와이”(친구), “신에겐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명량). 1974년작인 <별들의 고향>에는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전설의 대사가 있다. “오랜만에 누워보는군! 경아” “추워요!”


이기환 논설위원 lk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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