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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다음주쯤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검찰은 최순실씨 구속 만료 이틀 전인 오늘까지 박 대통령 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박 대통령은 거부했다. 최씨 공소장에 자신의 혐의가 들어가지 않게 하려는 꼼수로 볼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며 눈물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박 대통령의 식언과 유체이탈 화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의 뻔뻔함에 기가 찬다. 법무부는 또 어떤가. 박 대통령이 부산 엘시티 사건 엄단을 지시하자 수사 인력을 더 투입하라고 암묵적으로 검찰을 채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검찰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전력을 쏟고 있다. 엘시티 사건도 중요하지만 국정을 마비시키고 시민들을 멘붕에 빠트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는 비교가 안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 실세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담화 중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서성일 기자

박 대통령은 게이트의 몸통임이 이미 드러났다. 당장 오늘 제 발로 검찰청에 나와 자백해도 시원찮은 상황이다. 재벌·대기업의 팔을 비틀어 미르·K스포츠 재단에 800억원 가까운 돈을 모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나 최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정호성 전 비서관 모두 ‘박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뤄진 일’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박 대통령이 두 재단 모금 과정에서 재벌 총수들을 독대하고 기업의 개별 민원을 받은 정황도 있다. 이미경 CJ 부회장 퇴진 압박, 포스코 계열 광고사 강탈 시도 의혹에도 박 대통령이 등장한다. 박 대통령이 시민들의 인내력을 더 이상 시험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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