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코로나19 집단감염 방지를 위해 정부가 종교 집회 등 밀집 행사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22일 예배를 강행한 구로구 연세중앙교회 앞에서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항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23일 방역수칙도 무시하고 예배를 강행해온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해 집회금지 명령을 내렸다. 다음달 5일까지 예배·친목 행사를 금지시켜 사실상 교회 문을 닫게 한 것이다. 이 교회는 전날 오전 11시~오후 1시 2000여명이 밀집해 예배 보면서 신도 간 1~2m 거리 두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참석자 명단 작성 수칙도 어겼고, 바짝 붙어 기도·찬송·율동을 하면서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았다고 한다. 교회에선 그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전광훈 담임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의 석방을 요구하는 기도회를 평일에도 계속해왔다. 집회엔 전 목사가 이끌던 태극기집회 참석자들도 대거 가세했고, 그중 일부는 시정을 요구하는 구청 직원과 경찰관에게 “너희는 부모도 없느냐”며 폭언과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서울시는 집회금지 명령을 어긴 사람은 1인당 3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확진자 발생 시 구상권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늦었지만 합당한 조치다. 시민들의 안전은 아랑곳없이 안하무인 격으로 정치성 행사를 해온 교회로선 자업자득이다.

23일 교회 3185곳도 방역당국으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았다. 전국 교회 4만5420곳 중 7%가 방역수칙이 미흡한 채 일요 현장예배를 봤다가 적발된 것이다. 전체의 57.5%는 예배를 중단하거나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고, 나머지는 현장예배 시 방역수칙을 지켰다고 평가됐다. 정부가 22일부터 2주간 종교·실내체육·유흥시설 운영을 중단토록 요구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 교회 다수가 협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적발된 3185곳은 지금까지 집단감염이 주로 일어난 중·소교회들이다. 정부는 감독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큰 숫자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가 현장조사를 교회에 집중한 주말과 휴일, 서울 강남·이태원·홍대입구 일대에서는 문을 연 클럽들이 목격됐다. 입장 때 발열과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했지만 내부에선 방역수칙이 무시됐다. 내달 6일 각급 학교 개학 전까지 펼쳐질 고강도 거리 두기는 코로나19 총력전의 핵심이다. 이 시기에 확진자 발생을 안정적으로 더 낮추고,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준비도 마쳐야 한다. 언제까지 코로나19에 끌려갈 것인지도 여기에 달려 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리게 해서도 안된다. 시민들은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하고, 정부는 행정명령을 비웃는 시설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