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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일자 지면기사-

1일 사람들은 “덥다” “이렇게 더울 수가”와 같은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검색어 ‘서울 기온’은 포털사이트의 실검 순위에서 상위를 맴돌았다. 강원도 홍천의 이날 낮 최고기온은 41도. 서울은 39.6도였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전국 및 서울의 여름 기온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사상 최악의 폭염이다. 서울과 홍천뿐만 아니다. 전국의 많은 지역이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아프리카의 날씨가 무색할 정도다. 최고라고 하지만 폭염이 계속되고 있어 언제 다시 기록이 경신될지 모른다.

(출처:경향신문DB)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명·재산 피해도 크게 늘고 있다. 지금까지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는 29명이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고령의 농민이거나 노약자들이다. 가축이나 농작물 피해도 급증해 닭, 오리, 돼지 등 수백만마리가 폐사하고 과일이 터지거나 밭작물이 말라 죽고 있다. 포장도로가 갈라지고 차량 폭발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이제 폭염은 개인적으로 다스릴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섰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일 폭염에 따른 인명피해 및 사고예방 대책을 마련하라고 관계부처에 긴급지시하고, 국회가 재난안전법에 폭염이 포함되도록 법 개정을 서두르겠다고 밝힌 것은 폭염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정부는 건설·토목 노동자가 낮시간에 작업을 중단하고 휴식할 수 있도록 계도해야 한다. 특히 독거노인, 농민, 쪽방촌 주민 등 무더위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24시간 돌봄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농민들도 뙤약볕 아래에서 일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올해의 폭염은 최고기온뿐 아니라 장기 폭염 및 열대야 일수, 아침 최저기온 등 다른 기록에서도 역대 최고수준이다. 기상청은 이번 더위가 8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올해가 ‘가장 긴 여름’이 될 가능성도 있다. 보통 평균기온이 20도 이상 되는 날이 지속되면 여름, 통상 30도 이상의 불볕더위가 계속되면 폭염날씨라고 부른다. 올해의 추세가 이어지면 한반도의 여름이 5~9월로 장기화하고, 폭염 현상이 올 한 해로 끝나지 않고 매년 상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폭염이라는 재난은 이제 변수가 아닌 매년 대비해야 할 상수가 됐다. 폭염을 태풍·홍수와 같은 여름철 재난으로 여기고 장기 대책을 세워야 한다. 법제화와 함께 재난 대처 매뉴얼, 취약계층 돌봄 시스템, 폭염 보상 대책, 가정용 전기요금 체제 개편 등 대책을 하나하나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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