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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 위협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가?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에서 시작한 북핵 위기 25년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북한과 미국은 상황을 더 악화시켜서는 안된다. 한국은 한길밖에 없다. 정파와 정권과 관계없이 북핵 위기 해결의 독자적 개입점을 확보해야 한다. 독자적 개입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한국이 역할을 더 해야 한다. 이것이 출범 100일을 맞는 새 정부의 중요한 과제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8월8일, 북한이 미국에 대한 위협을 중단하지 않으면 ‘세상이 보지 못한’ 불바다와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루먼 전 대통령이 1945년에 일본이 항복하지 않으면 ‘지구상에 없던’ 폐허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핵무기 추가 사용을 경고한 것처럼 매우 심각하다. 그리고 충격적이다. 과연 트럼프가 이러한 말을 할 때,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미리 조율을 했을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새 정부는 미국과의 안보동맹을 강화하면서도 독자적 영향력을 확보해야 한다. 어려운 과제이다. 그러나 슬기롭게 해결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길이 없다.

먼저 북한과의 접점을 확보해야 한다. 북한은 핵우선주의 노선을 변경해야 한다. 미국과의 핵무기 경쟁이라는 방법으로는 체제를 유지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구소련은 매우 뛰어난 핵능력을 보유했지만 붕괴했다. 핵무기가 있다고 해서 그 자체가 체제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만일 북한이 미국이 공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핵무기를 보유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면, 이는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많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애써 무시하는 것이다. 북한에 핵이 없을 때에도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지 않았다. 1953년 휴전 후 그동안 왜 한반도에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는가?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전쟁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일 미국이 한국이 원하지 않는 전쟁을 일으킨다면 이는 한·미동맹의 해제를 의미한다. 핵무기가 북한 체제를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그것이 미국의 북한 공격을 막을 유일한 방법도 아니다. 그러니 북한은 핵무기 우선주의 노선을 변경해야 한다.

둘째, 한국도 분명한 행동을 해야 한다. 독립 변수로서의 자율적 공간과 영향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한·미 안보 태세를 확고히 하는 것과 모순되지 않는다. 동맹이란 말 그대로 동맹이다. 우리가 독자적인 힘을 갖는 것과 모순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한국은 북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관계에서 외교와 군사에서 독자적 변수로서의 능력과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 이 점에서 평시의 연합작전 능력도 독자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평시 연합작전 훈련 작전권도 환수해야 한다.

한국은 1994년에 평시 작전지휘권을 환수했다. 그러나 ‘코다(CODA)’라고 약칭하는 다섯 가지의 연합위임권한 사항에 대해서는 평시에도 한미연합사 사령관이 행사하도록 미국과 합의했다. 여기에는 평시 연합훈련의 계획과 지휘권도 포함되어 있다. 즉 한미연합사 사령관은 평시에도 연합훈련에 대한 계획과 지휘권을 갖는다.

그러나 일본은 다르다. 일본의 자위대는 주일미군과 연합훈련을 하지만, 연합훈련을 계획하고 자위대를 지휘하는 권한은 통합막료장이 가지고 있다. 일본에는 아예 일·미 연합사령부라는 것이 없다. 한국이라고 달라서는 안된다. 한국군이 다른 나라와 연합훈련을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계획하고 진행하는 권한은 당연히 한국이 행사해야 한다.

그리고 전시 대비 작전 계획권도 환수해서 한국이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전시작전계획(OPLAN)도 ‘코다’에 포함시켜 한미연합사 사령관에게 주어 버렸다. 작전 계획을 최종적으로 심사하고 승인할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가? 미국 합동참모의장에게 있다.

한·미 안보를 강화하는 것과 한국이 독자적 안보 능력을 갖는다는 것은 결코 모순되지 않는다. 일본의 사례도 있다. 독일과 나토의 관계도 같다. 핵전쟁 위협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가? 우리의 독자적 능력과 영향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길이 없다.

<송기호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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