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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글쓴이가 사는 동네 육교에 ‘여유를 띄어 보세요’라고 쓰인 간판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얼마 후 ‘여유를 띠어 보세요’로 바뀌었다. 누군가가 ‘띄어’가 아니라 ‘띠어’가 맞는 말이라고 지적한 모양이다.


‘띄다’와 ‘띠다’는 발음이 엇비슷해 서로 섞바꿔 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띄다’와 ‘띠다’는 두 가지만 알면 헷갈릴 염려가 없다.


(경향신문DB)


먼저 ‘뜨이다’의 준말인 ‘띄다’는 “눈에 보인다, 청각을 긴장시킨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원고에 가끔 오자가 눈에 띈다” “아이의 귀가 번쩍 띄었다” 따위로 쓴다.


그리고 ‘띄다’는 “간격을 벌어지게 하다”라는 뜻을 지닌 사동사 ‘띄우다’의 준말이기도 하다. “두 줄을 띄고 써라” “다음 문장을 맞춤법에 맞게 띄어 쓰시오”처럼 쓰인다.


이 외에는 전부 ‘띠다’를 쓰면 된다. 즉 띠나 끈 따위를 두르다, 용무나 직책 또는 사명 따위를 지니다, 어떤 성질이나 특성·감정·표정을 갖다 등의 의미로 사용할 때는 ‘띠다’를 써야 한다. “치마가 흘러내리지 않게 허리에 띠를 띠다” “노기를 띠다” “보수적 성격을 띠다” “대화는 열기를 띠기 시작했다” 등은 ‘띠다’가 적절하게 쓰인 사례다.


간단히 정리하면 눈이나 귀와 관련된 말일 때는 ‘뜨이다’의 준말인 ‘띄다’를 적고, 그 외에는 전부 ‘띠다’를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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