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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TV 방송프로그램에 ‘상남자’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인터넷상에도 ‘상남자’의 뜻을 묻는 질문이 꽤 많이 올라와 있다. ‘상남자’란 글자 조어가 가능할까.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엔 ‘상남자’란 말이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다. 그런데 ‘그 남자 상남자야’처럼 쓸 수 있느냐는 물음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답변이 흥미롭다. “아주 남자다운 남자를 이르는 ‘상남자’, ‘아주 비참할 정도로 형편없는 불쌍한 거지’를 이르는 ‘상거지’가 쓰이고 있으며, 일부 국어사전에서 ‘상남자’ ‘상거지’ 등의 쓰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상남자’ ‘상거지’에 쓰인 ‘상’은 원어가 ‘上’입니다.” 아주 남자다운 남자란 의미로 쓸 수 있다는 말인 셈이다.


국립국어원이 ‘상남자’를 쓸 수 있는 근거로 든 ‘상거지’에 특히 눈길이 간다. ‘상(上)’의 쓰임새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상남자’의 ‘상’은 ‘아주 남자다운’이란 좋은 뜻을 덧붙인다. 반면 ‘거지’ 앞에 붙은 ‘상’은 ‘아주 비참할 정도로 형편없는’이란 부정적 의미를 더한다. 한 단어가 상황에 따라 정반대(최상과 최악)의 의미로 쓰인 셈이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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