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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29)는 2010년 여름 조국 세르비아의 한 의사로부터 “빵을 먹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다. 선뜻 동의하기 힘든 말이었다. 세르비아인들은 빵과 파스타, 피자에 유제품과 고기를 즐긴다. 의사는 심지어 파스타, 피자마저 끊으라고 했다. 부모가 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그에게 유고슬라비아 내전 때 가족의 생명을 지켜준 빵을 포기하라니….
조코비치는 21살이던 2008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그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었다. 체력이 약해 중요한 경기에서 후반에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2010년 호주오픈 8강전에서는 조 윌프레드 송가(프랑스)와 접전을 펼치다 막판에 호흡곤란을 일으켜 승리를 헌납했다. 그러나 그는 1년 뒤인 2011년 7월 윔블던에서 당시 최고선수인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꺾고 우승했다. 그해 조코비치는 43연승을 거두며 메이저 타이틀 3개를 따냈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이후에도 승승장구했고 6일 마침내 프랑스오픈마저 석권하면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남자 프로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_AP연합뉴스
조코비치를 변하게 만든 건 식이요법이다. 호흡곤란 증세는 밀가루에 포함된 단백질 성분 글루텐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그의 체질 때문이었다. 조코비치는 유제품과 설탕이 많이 든 음식까지 피하며 몸을 개조했다. 1m88㎝의 큰 키에 체중 78㎏인 그는 쉽게 지치지 않고, 더 빨라졌다. 최근 한국에선 탄수화물 제한식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의 니시와키 슌지 박사는 <당을 끊는 식사법>에서 “탄수화물은 독소”라며 밥, 빵, 국수 등 탄수화물을 아예 끊으라고 권한다. 그럼 무엇을 먹으라는 말인가. 과거 조코비치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효과는 엄청나다. 조코비치는 최근 펴낸 책 <이기는 식단>에서 “딱 2주만 투자하라. 14일간 글루텐을 피하면 당신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권한다. 슌지 박사는 “3일만 탄수화물을 끊으면 몸에서 체지방이 분해되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밀가루 음식을 먹고 더부룩하고 불편한 느낌을 받는 이들, 당뇨·고혈압·중성지방·두둑한 뱃살 등으로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빵 끊기, 밥 끊기’를 한 번쯤 시도해 봐도 좋을 것 같다.
김경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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