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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개막일인 5일 SK와 한화의 경기가 열리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외야에 팬들의 모습이 담긴 현수막과 무를 그려 만든 ‘무 관중’ 캐릭터를 내걸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석우 기자
“한국 프로야구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복귀한 전 세계 최초의 주요 프로 스포츠리그 중 하나가 됐다.” 5일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한국 프로야구 개막 소식을 홈페이지 머리기사로 전 세계에 타전했다. ESPN은 ‘각 팀을 응원해야 하는 이유’ 등 10여 꼭지의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삼성-NC 개막전을 생중계했다. 일본의 유무선플랫폼 스포존도 ESPN과 함께 매일 한국 프로야구 경기를 생중계한다. 이날 각 구단 개막전 현장에는 미국·일본·중국·프랑스·카타르 등의 20여개 유력 언론사가 찾아와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무키 베츠(LA 다저스)는 “KBO가 돌아왔다”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홍보영상을 올렸다.
한국 프로야구가 지각 개막, 사상 첫 무관중 경기에도 전 세계 스포츠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수시로 코로나19 대응 개막 준비 사항을 문의해왔다”고 전했다. 프로야구에 관한 한 한참 앞선 그들도 코로나19 공포 속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는 한국이 마냥 부럽고 궁금했던 모양이다. ‘K방역’의 성공이 글로벌 콘텐츠로서의 ‘K야구’로 이어지는 것 같아 더욱 반갑다.
잔인한 4월을 보낸 야구팬들의 즐거움 또한 남달랐다. 비록 ‘방구석 응원’이었지만 팬들은 다양한 화상서비스, 실시간 채팅 등을 통해 마치 야구장에 있는 듯한 현장감 속에 랜선(온라인) 응원전을 펼쳤다. 대형 투명 워킹볼에 화상 시구와 같은 신기술을 이용한 볼거리, 대구시의사회장과 세뱃돈을 모아 마스크 등을 기부한 어린이 등 ‘코로나와의 전쟁’ 영웅들이 각 구장의 시구자로 나서 의미를 더했다.
KBO는 이달 중에는 ‘관중이 함께하는 프로야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단일판매’ ‘분리 입·퇴장’ ‘조용한 응원’ 등을 전제로 관중 수를 늘려가면서 팬 입장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수조원에 달하는 경제효과가 아니더라도 프로야구의 시작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코로나19 이전으로의 완전한 복귀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때문일 것이다. 프로야구 개막을 시작으로 모든 스포츠, 더 나아가 국민 모두가 평범한 일상을 되찾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김종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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