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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에 우리 경제를 생각해 본다. 고용 없는 저성장에 양극화가 확대되고 사회적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 심각해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경제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보는 소상공인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현실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새해가 되면 ‘열심히 살아보자’며 각오도 다지고 희망을 품어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모름지기 270만 소상공인들도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새해를 시작하자마자 들려오는 부정적인 소식과 시각들이 한 해를 희망차게 시작하려는 소상공인들의 기를 꺾고 있어 무척이나 난감하다.

얼마 전 서울고등법원이 대형마트 영업제한 위법 판결로 소상공인들의 기를 꺾어 놓았다. 아직도 그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일부 언론마저 대형마트 영업제한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형마트 영업제한의 배경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두 집단이기에 소상공인들은 새해 벽두부터 받은 충격으로 쓰러지기 직전의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다.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이를 강조한 바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비롯한 모든 경제주체가 ‘신명나게 다시 한 번 뛰어보자’는 심리를 각계각층으로 확산해 경제활성화의 골든타임을 허비하지 말자는 절실한 심정에서 강조했을 것이다.

소상공인도 경제활성화의 주역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에 대한 응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잘할 거다, 잘하고 있다, 잘한다’라는 격려와 칭찬의 말로 북돋워줘야 소상공인들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힘을 내서 신명나게 뛸 수 있을 것이다.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공감 상생협약식’에서 김해성 신세계그룹 전략실 사장(오른쪽에서 네번째) 등이 새로 디자인된 전통시장용 비닐봉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출처 : 경향DB)


대기업이 한국 경제의 대동맥 역할을 한다면 소상공인은 모세혈관 역할을 하고 있다. 대동맥과 모세혈관을 통해 피가 원활하게 돌아야 인체가 건강하듯, 소상공인이 건강해야 한국 경제가 건강해진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형마트 영업규제나 서비스업 적합업종 지정, 대·중소기업 간의 상생도 이와 같은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 신명나게 뛰고 싶은 사람이 소상공인들이다. 지금도 소상공인들은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소상공인들은 ‘필사즉생’의 정신으로 열심히 뛸 수밖에 없다고 다짐하며 신발끈을 동여매고 있다.

겨울철 소외된 이들의 차가운 방을 따뜻하게 해주는 연탄. 연탄에 불이 붙기까지는 보통 30분의 시간이 걸린다. 소상공인들은 지난 수년 동안 연탄에 불을 붙이려고 노력해왔다. 힘든 시간을 거쳐 이제 막 불이 붙으려 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주변에서 도움을 주기는커녕 찬물을 끼얹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올해는 소상공인들의 방에 온기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최승재 |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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