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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렬 부산 혜광고 교사
현재 일반계 고교에서 제2 외국어를 선택하는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세계화와 개방화 시대에 역행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기 그지없다. 2009년에 71만 7천명까지 배웠던 학생수가 작년에는 59만 6천여명으로 불과 1년만에 12만 9백여명이나 줄어들어 격세지감이며 과연 일선고교에서의 외국어 교육이 이래도 되는지 곱씹어볼 때가 아닌가 싶다.
<경향신문 DB>
오로지 영어 하나만 하면 만사가 형통한다는 식의 외국어교육은 다원화되고 세계가 한 울타리화되어 가는 현 시점에서 너무나 편견적이고 근시안적이며 무책임한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
이처럼 제2 외국어 학생수가 급감한데는 교과부가 2009년에 발표한 교육과정 자율화 방안에 의해 작년부터 제 2 외국어 이수 의무조항이 폐지되고 각 대학에서 제2 외국어를 반영하는 숫자가 날로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이전에는 제2 외국어과목만으로 구성된 외국어군 일반선택중 1개 이상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던 것에서 작년부터 일반선택과목과 ‘영어1’ ‘영어2’ ‘실용영어회화’ ‘영어독해와 작문’ 등 심화선택과목을 텅폐합한 뒤 이중 1개를 선택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수능의 필수과목인 영어를 선택하는 경향이 늘고 제2 외국어는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왔던 것이다. 사실상 제2외국어는 단순히 외국어 하나 더 배우자는 게 아니고 우리 미래의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임에도 정부는 이를 간과하고 있다. 국토가 좁고 자원까지 부족한 우리의 실정에서 생존해 나갈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인적자원이며 그 중 하나가 다양한 외국어 교육이 아닌가.
외국어를 자유자재로 잘 구사해야 해외에 나가 취업도 하고 수출과 교역도 잘 이루어지며 활발한 외교활동을 펼칠수 있고 민간교류의 문화활동도 가능해진다. 그럼에도 현행 우리의 중등과정에는 지나치게 영어에 치중해 있어 자칫 한쪽만 보다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계정세에 뒤떨어지거나 도태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영어에만 편중한다는 것은 우리 역사를 고립시키는 것이고 스스로 쇄국이나 폐쇄하려는 정책이 아닐 수 없다. 거대한 중국대륙를 이용하려면 중국어를 배워야 하고 남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스페인어를 알아야 하며 미지의 세계요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프랑스어를 구사할줄 알아야 하며 철학과 문학을 위해서는 독일어를 배원야할 것이다.
이 조그맣고 좁은 나라에서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무시하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 이웃인 일본과 중국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제2외국어교육을 강조해 중학교 때부터 우리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할애해 시키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고교에서 고작 4~6단위를 실시하고 있으며 그나마 대학수능시험에서 대부분이 제외되어 관심조차 없으며 외국어교육의 특성상 조기교육이 필요한데도 중학교의 경우 특별활동 선택과목중 하나일 뿐이며 전국 중학교중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선택한 학교가 각각 2곳, 스페인어는 4곳으로 아예 중학교에 제2외국어 교육은 없는 것과 같다. 고교에서도 교과부의 영어 편향 교육과정 변경으로 인해 갈수록 줄어들고 대학마저 제2 외국어를 외면해 대학입시정책에 민감할수 밖에 없는 고교로서는 거의 포기상태에 이루고 있다.
일찍 시작할수록 외국어 교육의 효과가 좋다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로 인해 영어는 이미 초등학교 교과과정으로 내려 갔음에도 제2외국어는 고교에서조차 점차 위축되고 있으며 최소한의 단위만 실시할뿐 중학교 과정에서는 제외되어 있다. 그리고 학생각자의 취향에 따라 원하는 외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나 학교의 선택이 이루어져야 함에도 영어는 누구나 배우도록 의무화하면서 다른 외국어들은 선택권을 주고 있어 형평성에도 어긋나고 있다고 본다.
어쨌든 정부의 외국어 교육정책은 오늘만 보지 말고 늘 미래지향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시해야 하는데 기존의 관행에 젖어 영어만 일방적으로 실시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외국어를 중고생들이 선택해서 배울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하든지, 이수단위수를 늘려 실질적인 외국어교육이 되도록 정책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본다.
이제 치열한 국제경쟁사회에서 외국어는 우리의 단순한 한 교육과정 차원에서 바라보지 말고 생존과 경쟁력과 직결된 관점에서 보아야할 시기라고 본다. 새 교육과정 편성시 반드시 제2외국어 교육의 활성화 방안이 포함되도록 현명하게 대처하는 자세를 견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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