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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온 국민에게 마스크는 생필품이 되어버릴 정도로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가 커지다보니 그 피해와 위험에 대한 논란이 크다.

지난 88올림픽 때부터 미세먼지를 연구한 학자에 따르면 미세먼지에 대한 위험이 과장되어 있거나 거짓이 진실인 양 알려지고 있어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한다. 한 언론사에서 나온 서울 시내에서 1시간 동안 돌아다니면 디젤차 매연을 3시간40분 동안 마시는 것과 같다는 보도가 사실은 가짜뉴스였다는 것이다. 이것은 미세먼지가 아닌 담배의 유해성을 청소년들에게 알리기 위해 진행되었던 연구의 결론을 과도하게 미세먼지의 위험성으로 인용하는 데서 생긴 오류였단다. 이런 식으로 과학적인 분석과 판단이 아니라 단순히 위험을 과장하는 목적의 정보가 난무하다보니 진짜 필요한 정책을 세워서 집행하는 것보다는 당장 눈에 드러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근시안적인 정책들만 양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연간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해 오염원을 줄이는 것인데, 당장의 눈앞에 보이는 위험이 과장되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일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안타깝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긴 호흡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교육 현장에서도 적지 않게 마주하게 된다.

최근 일부 사립유치원에서 급식 문제 등이 터지자 수많은 흥미 위주의 보도와 왜곡된 정보가 유통되어 격앙된 학부모들로 인해 정부와 사립유치원 간의 힘겨루기만 남았다. 사립유치원들을 무릎 꿇리는 것이 교육당국의 목표가 되어버려 지금은 국공립유치원은 선이고, 사립유치원은 악이라는 구도만 남았다.

그러나 실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막상 공립유치원에 보내게 되는 것을 걱정하는 경우도 많다. 교육부와 사립유치원 간의 감정적 대립은 긴 방학과 짧은 교육시간, 밍밍한 프로그램 등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처한 사립유치원들과 그렇지 않았던 국공립유치원들에 내재된 문제들은 어떤 것이고, 유치원 교육을 통해 국민들이 바라는 것과 미래교육의 방향은 어떤 것인가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들을 사라지게 만들어 버렸다.

2010년 8월10일자 한 시사 주간지의 머리기사는 ‘나쁜 방학’이었다. 이때의 악은 수능이었고, 수능을 대비하기 위한 선행학습과 족집게 과외 같은 입시의 난맥상이 비판의 대상이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되는 수능 준비는 어린 학생들에게 잠시의 휴식이나 여유도 허락하지 않는 학습노동의 지옥도였다는 교육특구 지역에서 벌어지는 자극적인 기사가 가득했다.

이러한 상황은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고액의 사교육비와 교수 부모의 논문에 이름 얹기가 문제라고 소논문이 악으로 치부되어 일반고 과정에서는 퇴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심각한 문제들은 극히 일부의 행태일 뿐이고 대다수의 평범한 부모나 학생들은 그저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고 진실이다.

다수의 학생들을 위한 교육정책이 아니라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는 자극적인 모습들을 찾아 단기 처방을 만들다 보면 교육당국의 백년대계가 과연 만들어질 수 있을까?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보다 더 뿌연 우리 교육의 미래가 암울한 날들이다.

<한왕근 청소년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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